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지분 매입
장남 '방산'·차남 '금융'·삼남 '유통' 구도
한화호텔, 2위 급식업체 아워홈 인수 나서
한화그룹이 1조3000억원을 투입해 지배구조를 정리하기로 하면서, 삼형제 승계 구도가 뚜렷해졌다. 우선 핵심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오션의 추가 지분을 인수, 그룹 내 방산·조선·에너지 사업을 이끄는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부회장의 입지가 더욱 공고해졌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삼남 김동선 부사장은 단체급식업체 아워홈 인수를 추진하며 그룹 내 사업 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다. 푸드테크와의 시너지를 통해 신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동시에,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하려는 전략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금융 부문을 책임지며 그룹 금융사업 수장으로 굳히기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13일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임팩트파트너스(5.0%)와 한화에너지(2.3%)가 보유한 한화오션 지분 7.3%를 주당 5만8100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총 투자금액은 약 1조3000억원 규모다. 이번 거래가 완료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한화오션 지분율은 기존 34.7%에서 42.01%로 확대된다. 자회사 한화시스템의 보유 지분까지 포함하면 실질적인 지배력은 더욱 강화되는 셈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오션을 연결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연 매출 20조원 규모의 글로벌 방산·조선·해양 기업으로의 도약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한화그룹은 방산·조선 사업 확대를 지속해왔다. 지난해에는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이 약 1억달러를 투자해 미국 필리 조선소를 인수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오션 지분을 추가로 인수할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오션) 지분 추가 인수 가능성도 관측된다"며 "한화임팩트가 보유한 한화오션 지분 약 4.26%가 여전히 남아 있는 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추가 매수를 추진할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인수를 계기로, 앞으로 한화그룹이 방산, 금융, 유통 등 3개로 나눠진 승계 구도가 윤곽을 잡았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동선 부사장도 그룹 내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그는 이달부터 한화세미텍 미래비전총괄로 합류하며 △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 건설부문 △한화비전 △한화모멘텀 △한화로보틱스 등 7개 계열사에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김 부사장은 단체급식업계 2위인 아워홈 인수에 나서며 더욱 주목받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 11일 공시를 통해 아워홈 구본성 전 부회장, 구미현 회장 및 직계비속 2명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아워홈 지분 58.62%(1337만6512주)를 인수하며, 거래 규모는 8695억원에 달한다.
이로써 한화그룹은 5년만에 급식·식자재 사업에 복귀하게 됐다. 한화는 지난 2020년 푸디스트를 매각하며 해당 사업에서 철수한 바 있다. 하지만 김 부사장이 단체 급식업을 통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서 이번 '빅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주력하고 있는 푸드테크와의 결합을 통해 그룹 신성장 동력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