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3세'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올라
LS그룹 3세 경영 속도…구본혁·구동휘·구본권 승진
해외 유학파라는 장점 살려 글로벌,·신사업실 담당
재계의 연말 인사가 마무리 된 가운데, 국내 주요기업은 오너 일가 3·4세들이 잇달아 승진하면서 '세대교체'에 속도를 냈다. 새해에는 미국 신정부 출범 등 글로벌 경영환경이 변화하는 가운데 경영 전면에 나선 오너 일가 3·4세들이 '신사업 발굴'과 '글로벌 확장'에 집중할 전망이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의 인사 키워드로는 '세대교체'와 '쇄신'이 꼽힌다. 국내 100대 기업 임원 중 1970년대 생의 활약이 돋보이는 상황에서 오너 일가 3·4세를 전면 배치해 분위기 반전을 꾀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6일 발표된 LS그룹 임원 인사가 그 예다. LS그룹은 오너가 3세를 본격적으로 경영 전면에 내세웠다.
LS그룹은 이날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대표이사(CEO) 사장을 부회장으로, 구동휘 LS MnM 최고운영책임자(COO) 부사장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 구본권 LS MnM 영업부문장 전무는 사업본부장 부사장에 임명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통해 '3세 사촌경영'에서 누가 그룹의 수장을 맡을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구자은 회장의 임기가 끝나는 2030년 이후, 이들 3세가 회장직에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앞서 LS그룹은 1세대인 구태회·구평회·구두회 명예회장의 세 장남이 돌아가며 그룹 경영을 맡기로 합의했다. 이에 구태회 명예회장의 장남 구자홍 전 회장, 구평회 명예회장의 장남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 등 2세들이 각각 9년씩 차례로 회장이 됐다. 현재는 구두회 명예회장의 아들 구자은 회장이 지난 2022년 회장 자리에 오르며 그룹을 이끌고 있다.
최근 HD현대 사장단 인사에서는 '범(凡)현대가' 3세로 1982년생인 정기선 부회장이 승진 1년 만에 수석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LX그룹에서는 그룹 경영개발원 역할의 LX MDI를 이끌어온 1987년생 구형모 대표이사가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앞서 조기 인사를 단행한 1983년생 한화그룹 김동관 부회장도 한화임팩트 투자부문 대표이사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이러한 인사 조치로 재계에서는 경영권 승계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GS리테일도 오너 4세 경영 시대를 열었다. GS그룹은 고(故) 허만정 GS그룹 창업주의 4세인 허서홍 부사장을 GS리테일 새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앞서 GS리테일을 이끌던 오너 3세인 허연수 부회장은 용퇴한다. GS그룹은 오너가 3세 경영체제에서 4세로 세대교체를 빠르게 진행한 그룹이기도 하다. 허서홍 부사장 외에도 허세홍 GS칼텍스 대표, 허윤홍 GS건설 대표가 오너가 4세 대표이사로 자리하고 있다.
삼양그룹 오너 4세인 김건호 전략총괄사장은 새해 맡는 분야를 키워 경영 장악력을 높였다. 삼양그룹은 화학그룹을 1그룹과 2그룹으로 분리하면서 2그룹을 김 전략총괄사장에게 맡긴다. 2그룹은 삼양엔씨켐과 케이씨아이 등 반도체 소재 전문 기업 등이 있는 스페셜티(고기능성) 사업을 운영하는 곳으로, 김 전략총괄사장은 새해부터 고부가가치를 내는 생산 분야까지 맡기게 된다.
이같은 젊은 오너가 경영진의 공통점은 해외 유학파라는 것이다. 이번에 승진한 오너가 3·4세 대부분이 해외 유학을 했다. 이 경험을 살려 글로벌 사업이나 신사업 확장 역할을 하며 동력이 떨어진 기존 사업에 새로운 활기를 일으킬 것으로 기업들은 기대하고 있다. 젊은 오너가 경영진이 글로벌 마인드와 폭넓은 시각으로 과감하게 변화를 결정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자칫 국내 실정과 맞지 않는 해외 경영 스타일만 고수해 성과 내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시선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젊은 오너 3~4세 중에는 해외 유학파가 많다 보니 글로벌 네트워크가 다소 두텁고 사업에 대한 감각이 높은 점은 장점으로 꼽힌다"면서도 "사업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경영 능력에 대해 검증되지 않은 점과 위기 돌파 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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