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증권사보다 저축은행에 더 부담
"건전성 위험 요인 우려"
금융권이 매각 추진 중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의 70%가 아직 착공도 하지 않은 단계로 나타나 우려를 안긴다. 미착공 PF 매물은 부동산 업황에 따라 팔기 어려울뿐더러, 향후 사업이 무산되면 담보가치 하락으로 대출 회수가 어려워질 수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4일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기준으로 일부 은행‧증권사‧상호금융‧저축은행들이 매각 추진 중인 부동산PF 사업장은 총 196곳으로 이중 143곳(72.9%)이 '착공 전' 단계의 매물로 집계됐다.
'공사 진행 중'은 21건, '완공'은 31건으로 각각 10.7%, 15.8% 비중을 차지했다.
'착공 전' 매물이 70%를 웃돌아 저축은행 등 건전성의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착공 전 단계의 PF 사업은 인허가‧분양 리스크, 시행사 자금조달 문제 등의 변수가 많으며, 사업이 실제로 착공되지 못할 시 해당 프로젝트의 담보 가치가 급락해 금융사가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이 줄어들 수 있다.
특히 선순위 대출자인 은행이나 증권사보다 후순위 대출자인 저축은행이 착공 전 매물로 인해 손실을 볼 가능성이 더 크다.
은행권 관계자는 "착공 전 PF 매물이라면 그야말로 땅밖에 담보로 잡힌 것이 없는 것"이라며 "담보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을뿐더러, 부동산 시장 침체나 사업 무산 시 담보 가치 하락으로 대출 회수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이미 착공된 PF 사업장은 토지 외 일부 건축물 등도 담보로 잡히므로 자금 지원을 받거나 매각될 가능성이 더 높다.
은행권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가계대출보다 PF대출 등 기업대출이 대부분이므로 이처럼 착공 전 매물이 많다는 것은 건전성 측면에서 부담 요인"이라며 "저축은행의 PF대출에서 미착공 PF 비중과 담보 구조, 선순위 대출자 및 시공사의 재무 건전성이 확보됐는지 등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