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들은 충당금 적립으로 긍정적 흐름 전망
올해도 증권업계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인한 홍역이 이어질 전망이다.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대형사들 영향은 제한적인 반면 중소형 증권사들은 경영난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대형사들의 경우 사업 다각화에 따른 이익 보전이 가능한 반면 중소형사의 경우 이익이 제한적인 반면 충당금 등 비용문제가 발생하면서 녹록지 않은 흐름이 예상되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발표한 지난해 6월 말 기준 국내 부동산PF 대출 잔액은 132조1000억원이다. 이는 2023년 말 대비 소폭 감소한 반면, 레고랜드 사태가 발생한 2022년 말 대비로는 1조8000억원이 증가한 수치다. 2020년과 비교하면 43%가 늘었다.
특히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2024년 6월말 24개 증권사 PF익스포저는 20조7000억원으로 그중 유의·부실우려 익스포저는 전체의 16%인 3조3000원이다. 특히 브릿지론 6조6000억원 중34%인 2조3000억원이 유의·부실우려 사업장이다.
한기평은 "중대형사 및 중소형사 PF익스포저의 각각 25%, 23%가 유의·부실우려 사업장으로 평가된다"며 "중대형사 및 중소형사에 큰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브릿지론은 부동산 사업 착공 전 토지매입 등 초기 단계에 자금을 빌려주는 단기 대출을 말한다. 본격적으로 착공이 시작되면 은행이나 보험사 등에서 새로운 대출(본PF)을 받아 브릿지론을 상환하는데 위험성이 가장 높다고 평가된다.
한기평에 따르면 브릿지론으로 인해 지난해 상반기 대형증권사와 일반증권사 간 실적은 차별화된 흐름을 보였다. 중대형사 및 중소형사의 상반기 자산 수익률(ROA)은 각각 0.5%, 0.2%로 비우호적인 업황 및 충당금 적립으로 수익성이 부진했으나 대형사의 경우 2023년 2조3000억원의 대규모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적립하면서 영향권에서 빗겨나는 모습을 보였다.
정효섭 한기평 연구원은 "PF 부실 여부에 따라 대형증권사와 일반증권사 간 수익성 지표 차별화를 보였다"며 "대형증권사는 2023년 PF충당금 및 대체투자 평가손실 반영하며 수익성 저하됐으나 2024년엔 업황 개선에 힘입어 수익성이 개선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반면 일반증권사의 경우 "IB실적 부진 및 PF충당금 적립 부담이 계속되며 수익성 지표의 부진이 지속됐다"며 "PF사업 구조조정 시작단계로, 부실 익스포저 정리에는 상당기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대형사들은 올해도 긍정적인 흐름이 예상된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부동산 PF는 2022년 4분기부터 충당금 반영을 시작, 204년 3분기까지 총 3년여에 걸쳐 해외부동산 감액손실 및 PF 충당금 반영하며 충분한 손실흡수 능력을 확보했다"면서 "금리 급등이 완화되고 PF 부실화 사업장 경공매 진행되며 IB 실적 회복되는 양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특히 조달 비용 급증으로 유동성 경색에 따라 공사가 중단됐던 사업장 일부가 회복돼 리파이낸싱 중심으로 PF 수요가 증가 중"이라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 높아 조달금리 부담이 더욱 완화돼 내년에는 더욱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채무보증 잔액은 PF 시장 회복에 따라 소폭이나마 증가하겠으나 규제 영향으로 이전과 같은 급격한 성장을 시현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며 "다만 2023년부터 두드러진 대규모 충당금 적립 영향은 대부분 소멸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양성모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