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정책 큰 변화 없을 것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사태와 이에 따른 탄핵 위기로 금융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정권 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기업 밸류업(기업가치 재고) 정책의 존속 불안감은 금융주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로 이어진 상태다. 다만 금융투자업계는 최근의 주가 하락은 과도하다는 평가다. 특히 현 주가가 바닥권에 진입한 만큼, 반등 가능성에 대해서 긍정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B금융은 전 거래일 대비 10.06% 하락했다. 전날 누적 기준으로는 -15.22%에 달한다. 이외에도 JB금융지주(-6.79%), 신한지주(-5.50%), 우리금융지주(-3.77%), 기업은행(-3.50%), 하나금융지주(-3.25%) 등도 일제히 하락했다. 신한지주는 전날 하락분을 포함하면 11.70%가 하락했다. JB금융지주도 2거래일 누적으로 10.66%가 빠졌다.
이는 비상계엄 사태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추진과 이에 따른 정권 유지 불확실성으로 밸류업 정책도 힘을 잃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 은행들의 주가 하락은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시장금리 하락이나 원화 약세 등을 원인으로 볼 수 없다"며 "비상계엄 발동 및 해제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된 것과 밸류업 정책 이행에 대한 불안감에 기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정 LS증권 연구원도 지난 4일 보고서를 통해 "이번 사태로 현 정권의 리더십과 정권 유지 여부에 대해 빨간불이 켜진 상황으로 정책 추진 주체이자 동력을 상실할 위험이 존재한다"며 "연속성 있게 장기간의 노력을 들여야 안착이 가능한 정책 과제가 또 다른 국면을 맞게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밸류업 정책에 대한 지나친 우려는 기우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김윤정 연구원은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 역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오랜 과제로 삼아왔다"면서 "정책 성격 자체가 크게 바뀔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김도하 연구원은 "그러나 기업 공시의 책임, 우리나라 증시의 국제 신뢰도 등을 고려하면 모든 것이 백지화될 것이라는 우려는 비현실적"이라며 "기대 수익률을 고려하면 현 수준의 하락은 과도하다. 바닥에 근접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양성모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