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4회 연속 자이언트스텝 단행...파월, 금리인상 장기화 시사

뉴욕증권거래소 / 사진=연합뉴스
뉴욕증권거래소 / 사진=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일(현지시간) 강한 매파(강경파) 본색을 드러내면서 미국 증시가 충격에 빠졌다. 시장에서는 파월이 인플레이션을 확실히 통제하기 전에는 증시 부양에 나설 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75bp) 올렸다. 지난 6월 이후 네 번째 '자이언트스텝'이다.

파월 의장은 이날 회견에서 빠르면 다음달부터 금리인상폭을 줄일 수 있지만, 최종금리는 당초 예상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금리인상 속도는 늦추되, 금리인상 기조는 더 오래 끌고 갈 수 있다는 말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자금경색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S&P500지수 추이 / 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S&P500지수 추이 / 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물가·고용지표

마켓워치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이날 FOMC 이후 미국 증시 향방과 관련해 무엇보다 앞으로 나올 물가·고용지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잭 에이블린 크리셋캐피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준이 궁극적으로 할 일의 상당 부분은 인플레이션에 달렸다"고 말했다. 당장 오는 10일 발표되는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다음달 1일 나올 개인소비지출(PCE)물가지수를 눈여겨 봐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PCE물가지수는 연준이 가장 선호하는 물가지표다. 

이보다 앞서 오는 4일에는 10월 고용보고서가 나온다. 이 가운데 시간당 평균임금이 인플레이션 지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물가지표가 고인플레이션의 지속 가능성을 시사하고, 고용지표가 이를 뒷받침하면 연준의 금리인상이 장기화할 공산이 크다. 주가는 물론 채권 가격을 끌어내릴 악재다.

빌 애덤스 코메리카뱅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 모멘텀이 커지면 연준이 금리인상 주기를 끝내고 금리인하로 통화정책 기조를 돌리는 데 필요한 기준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美중간선거

오는 8일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도 큰 변수다. 이번 중간선거는 여당인 민주당의 상하 양원 장악력 유지 여부를 가르게 된다. 

캘리 콕스 e토로 애널리스트는 "중간선거 이후에는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증시가 랠리를 펼치는 게 보통"이라고 지적했다. 마켓워치는 민주당이 양원에서 우세를 유지하면 시장이 안도할 것으로 봤다. 시장은 변화보다 현상유지에 따른 안정을 선호하기 마련이다.

옥타비오 마렌찌 오피마스 최고경영자(CEO)는 일부 투자자들의 경우 공화당이 상원이나 하원을 장악하는 게 증시에 유리할 수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의회의 분열이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는 재정지출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설명이다.


◇3분기 실적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 시즌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뉴욕증시 간판지수인 S&P500 편입 기업 가운데 150곳 이상이 아직 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미 나온 3분기 실적은 예상보다 양호했지만, 실적 전망 등을 둘러싼 비관론이 이어지고 있는 것을 문제 삼는다. 

샘 스토벌 CFRA 최고투자전략가에 따르면 S&P500 기업들의 순이익은 올해 전년대비 5.6%, 내년에는 3.9%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9월 말에는 각각 6.3%, 7%의 증가세가 예상됐다.


◇러시아군 겨울공세

우크라이나 전쟁도 증시 전망을 뒤흔들 수 있는 변수다. 오피마스의 마렌찌 CEO는 우크라이나가 최근에는 러시아를 잘 막아내고 있지만, 러시아군의 겨울공세에 따른 반전 가능성을 경고했다. 

실제 러시아는 최근 수천명의 병력을 전선으로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 

마렌찌는 역사적으로 러시아군은 겨울에 강했다며, 러시아의 겨울공세가 주식을 비롯한 위험자산시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신회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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