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FOMC서 75bp 금리인상, 12월부터 인상속도 조절 시사 전망
가파른 인플레이션이 문제...매파 성향 강해지면 시장 충격 불가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75bp) 올리고, 빠르면 다음달부터 금리인상폭을 줄여나갈 것임을 시사할지 촉각이 쏠린다.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는 1일 시장이 이같은 전망 아래 연준이 내년 3월 기준금리가 5%에 도달한 상황에서 금리인상 행진에 마침표를 찍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CNBC는 또 연준이 이런 예상과 달리 더 강력한 매파(강경파) 성향을 드러낼 경우 시장이 격렬하게 반응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라고 전했다.
연준은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맞서 지난 3월 기준금리 인상에 나섰다. 지난 9월까지 모두 5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300bp 올리면서 제로 수준(0~0.25%)이던 금리가 3~3.25%로 높아졌다.
시장의 예상대로 연준이 이번에 기준금리를 75bp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하면 4회 연속이 된다.
마이클 개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FOMC를 끝낸 뒤 가질 회견에서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는 방안을 논의했음을 알릴 것이라며, 12월 회의에서는 금리인상폭이 50bp로 축소될 것으로 봤다.
그는 "11월 회의는 11월에 관한 게 아니라, 12월에 대한 것"이라며 연준이 내년 봄까지 기준금리를 4.75~5.00% 수준으로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줄리언 엠마뉴엘 에버코어ISI 주식·파생상품·퀀트전략 부문 책임자는 "시장은 11월에 75bp, 12월에 50bp, 내년 2월 25bp, 어쩌면 3월에도 25bp의 금리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데 집착하고 있다"며 "현실적으로 시장은 이미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파월 의장이 이번 FOMC 회견에서 이를 뒷받침하는 발언을 하는 것보다 더 비둘기파(온건파)적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증시가 연준이 곧 금리인상폭을 축소할 것이라는 기대로 최근 랠리를 펼친 만큼 파월이 이를 정당화하는 발언을 하면 호응이 클 것이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반대로 연준이 시장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도 경계하고 있다. 1980년대 이후 최악의 인플레이션과 싸우고 있는 연준이 시장이 듣기 좋은 말만 할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물가안정은 최대고용과 더불어 연준의 양대 책무다.
CNBC는 파월 의장이 금리인상 공세 수위를 낮추겠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과 인플레이션과 싸우겠다는 연준의 약속을 지키는 것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야 하는 도전에 직면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에서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을 바라는 건 그간의 금리인상 공세에서 비롯된 충격이 만만치 않아서다. 성장둔화가 한창인 가운데 특히 주택시장의 위기감이 크다. 한 예로 미국의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금리는 지난 3월 3.85%에서 최근 7.08%로 2배 가까이 올랐다.
BofA의 개펀은 미국 경제가 내년 1분기에 얕은 침체를 겪게 될 것이라며, 주식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이 계속 높은 수준에 머물면 연준이 예상보다 더 급격한 금리인상에 나서 경제를 더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경제는 지난 1~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하며 사실상 침체에 빠졌다가 3분기에 성장률을 2.6%(전분기 대비 연율)로 끌어올렸다. 이는 2020년 팬데믹발 침체 이후 플러스 성장률로는 가장 낮은 것이다.
한편 연준은 2일 이틀 일정의 FOMC 정례회의를 끝낸다. 통화정책 결정을 담은 성명은 같은 날 오후 2시(한국시간 3일 오전 3시)에 발표된다. 30분 뒤에는 파월 의장의 회견이 예정돼 있다.
김신회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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