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월가가 새로운 현실을 마주했다. 지난주 연준이 40여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거의 30년 만에 최대폭인 0.75%포인트 올리면서다. 뉴욕증시는 급격한 금리인상에 급락했고, 당장은 그 끝이 어디인지 불확실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아제이 싱 카푸르 주식전략가는 투자자들이 연준에 대항하는 것은 물론 저가매수도 포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뉴욕증시의 간판지수 S&P500은 지난 11주 가운데 10주 동안 하락해 확실한 베어마켓(고점 대비 20% 하락, 약세장)에 안착했다. 연준이 금리를 올린 다음날 S&P500의 11개 업종은 모두 고점 대비 10% 넘게 떨어졌다. 다우지수는 2021년 1월 이후 처음으로 3만선이 붕괴했다.
증시 급락에도 연준이 과거처럼 구세주로 등판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오히려 연준은 금리를 더 올려 물가부터 잡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발산하고 있다. 지난 주말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다음달에도 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것을 지지한다며 물가안정성에 "올인(all in)"한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이번주 상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치솟는 물가를 어떻게 잡을 것인지를 설명해야 한다. 안 그래도 전문가들과 정치인들 사이에서는 연준의 인플레이션 대응이 너무 늦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연준은 금리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를 통해 연말 금리가 3%를 훌쩍 넘기고, 내년에는 최고 3.8%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연준은 금리 인상에 경제적 고통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냉정한 현실을 인정했다. 연준은 현재 3.6%의 실업률이 2024년 4.1%로 오를 것으로 봤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은 내후년이면 연준 목표치인 2%로 되돌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강력한 통화긴축에 따른 경제적 고통은 연준의 예상보다 심각할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들은 지적한다. 실업률이 예상보다 훨씬 높게 치솟으며 미국 경제가 당장 내년에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경고다. 그리고 이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일시적'이라든가 '정점에 달했다'는 식으로 잘못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이코노미스트들은 비판하고 있다.
다음은 이번주 예정된 주요 지표와 연설 일정이다.
20일
노예해방의 날 휴장
21일
지표: 기존주택판매
22일
연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상원청문회 출석
23일
지표: 실업수당 청구건수
연설: 파월 연준의장 하원청문회 출석
24일
지표: 건설착공, 신규주택판매
김신회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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