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美증시 경계감 속에 월가에선 대체로 높은 한 자릿수 상승 전망
미국 증시가 지난해 큰 폭으로 뛰면서 3년 연속 두 자릿수 상승세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기대치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그동안 '비정상적인' 증시 부양 환경에서 주가가 과도할 정도로 많이 올랐고, 불안 요인도 한둘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인플레이션과 맞물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긴축, 코로나19 신종 변이, 공급망 불안, 인력난, 중국의 성장둔화 외에 미국과 중국·이란의 갈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설, 중국의 대만 위협 등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에 이르기까지 악재가 차고 넘친다.
그렇다고 올해 시장 전망이 아주 비관적인 것은 아니다. 월가에서는 지난해 성적에 비해 기대치를 낮췄을 뿐, 대체로 미국 증시가 올해 높은 한 자릿수 상승세는 이어갈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한 예로 조나단 골럽 크레디트스위스 미국 주식 담당 수석 투자전략가는 S&P500지수가 올해 9%가량 올라 연말에 5200선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27%에 비하면 상승폭이 3분의 1로 쪼그라드는 것이지만, 추세적으로는 비교적 괜찮은 성적이다.
골럽은 미국 경제의 강력한 성장세와 실적 개선에 따른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확대가 증시를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재정지출을 더 확대하기 위한 법인세 인상을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근거로 기업들의 향후 2년 순이익 전망치를 높여 잡았다고 한다.
러셀2000지수가 지난 11월 곤두박질쳤다가 12월에 반등한 것도 좋은 신호로 읽힌다. 미국 중소형주가 속한 러셀2000은 미국 실물경제를 선반영하는 지표로 통하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도 투자자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 가운데 하나인 연준의 금리인상 리스크가 점점 커지고 있다면서도, 기업 실적 개선 전망 아래 증시 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물론 잠재적인 악재가 많은 만큼 경계론도 잇따르고 있다.
//주요뉴스
▶테슬라, 지난해 판매 실적 사상 최대(CNBC 등)
-테슬라, 지난 4분기 전기차 판매 30만8600대.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첫 30만대 돌파. 지난해 총 93만6172만대 판매, 전년대비 87% 증가한 것으로 역시 역대 최대 기록.
-시장 전망치(4분기 26만7000대, 2021년 89만7000대) 모두 웃돌아. 반도체 등 부품 공급난에 대체품 투입 등으로 적극 대응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
-모델별로는 소형차 '모델3'과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모델Y'가 전체의 97% 차지. 지역별 판매대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판매 비중으로 중국이 미국을 앞섰을 것이라는 관측.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향후 9년에 걸쳐 연간 판매대수를 2000만대로 늘릴 것이라고 하지만, 업계에서는 후발주자들과의 경쟁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
▶반도체, 공급난에 인력난까지(월스트리트저널)
-반도체업계가 공급난 해소를 위해 설비투자를 대폭 늘리면서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고.
-산업계에서 인력난은 흔한 일이지만, 반도체업계는 자동화 수준이 높고 전문 인력만 다룰 수 있는 최첨단 장비를 쓰기 때문에 그동안 인력난에서 비교적 자유로웠음.
-미국 인재관리업체 '에이트폴드.ai'는 미국에서만 2025년까지 반도체공장(fab) 확충을 위해 필요한 추가 인력이 7만~9만명에 이른다고 추산. 미국의 반도체 자급을 위해서는 30만명이 더 필요하다고.
▶위기의 中부동산개발업계...1월 청구서만 234조원(블룸버그)
-중국 부동산개발업체들이 만기 채권, 이자, 신탁상품, 체불임금 등 이달 지급해야 할 돈이 최소 1970억달러(약 234조5285억원)에 이르지만, 자금 조달 선택지는 제한적이라고 블룸버그가 지적.
-특히 중국 정부가 춘절(설) 연휴를 앞두고 사회불안을 막기 위해 이달 말까지 임금 지불을 완료하라고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개발업체들이 지불해야 할 임금만 1730억달러에 이른다고.
-지난해 에버그란데(헝다)그룹 사태로 불거진 중국 부동산개발업계 불확실성 이어질 듯.
▶러시아 12월 산유량 제자리...OPEC+ 증산 제한(블룸버그)
-러시아의 지난 12월 산유량이 11월 수준에 그쳐. 러시아 발표 자료를 근거로 추산한 12월 산유량은 하루 약 997만배럴로 같은 달 할당량(쿼터)보다 약 3만7000배럴 적다고.
-이는 러시아의 생산능력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의미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의 증산이 제한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일 수 있다고. OPEC+는 오는 4일 회의서 2월 산유량 논의 예정.
-OPEC+ 증산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원유 수요 늘면 국제유가 상승 불가피. 시장에서는 OPEC+가 추가 증산 없이 하루 40만배럴 증산 방침 고수할 공산 크다고 관측.
▶OPEC+ "오미크론 변이 원유시장 영향 크지 않다"(로이터)
-OPEC+가 최신 합동기술위원회(JTC) 보고서에서 원유시장에 대한 오미크론 변이의 영향이 약하고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고.
-지난해와 올해 글로벌 원유 수요 전망은 기존대로 유지.
▶EU, 원자력·천연가스에 '그린' 라벨 부여(FT)
-유럽연합(EU)이 신규 원자력발전소와 천연가스에 '그린'(친환경) 라벨을 부여하는 방안을 관련법 초안에 담았다고. 프랑스 등 친원전 국가와 동남부 유럽의 천연가스 지지 국가들의 압력이 반영된 결과. 에너지원으로서 원자력과 천연가스가 차지하는 현실적인 비중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
-EU의 그린 라벨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투자의 주요 근거가 되기 때문에 핵과 천연가스가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인정 받으면 투자에 도움이 되지만, 핵폐기물과 천연가스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등을 둘러싼 우려도.
//분석·전망
▶美연준 금리인상 임박...험로 맞은 증시(월스트리트저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연준이 올해 예고한 금리인상이 증시 랠리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 증시가 올해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지속하더라도 변동성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는 전망.
-연준의 금리인상은 당장 미국 경제 성장세를 둔화시킬 수 있고, 장기 국채 금리를 띄어 올려 증시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일각에서는 연준의 금리인상이 상당한 수준의 성장둔화로 이어지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급격히 떨어져 연준의 금리인상 행보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관측도.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예상했던 증시에는 호재일 수 있다는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