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 1%가 변곡점"
'신(新)채권왕' 제프리 군드라흐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긴축 가속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격랑을 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장 변동성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군드라흐는 이날 인터넷방송을 통해 연준이 자산매입(양적완화)을 조기 종료하고, 금리인상에 나설 태세라며 하이일드본드시장을 예의주시하라고 조언했다. 하이일드본드는 고수익·고위험 채권을 말한다. 투자부적격 등급 채권으로 '정크본드'라고도 한다.
군드라흐는 연준의 통화긴축 가속으로 금융시장이 겪을 어려움이 이미 채권시장에 반영돼 있다고 지적했다. 수익률 곡선이 평탄화하고 있는 게 그 신호라는 설명이다.
수익률곡선은 장기국채와 단기국채의 수익률(금리) 차이를 나타낸다. 장기국채 금리가 상대적으로 더 높기 때문에 곡선은 우상향하는 게 보통이다. 금리인상 기대가 커지면 단기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기 때문에 곡선이 점점 평평해진다.
단기 국채 대표 격인 미국의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날 0.689%로 이달 들어 0.2%포인트 가까이 뛰었다.
군드라흐는 팬데믹 사태 이후 부채가 급격히 늘어난 만큼 국채 금리 상승이 경제성장세에 역풍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2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1%를 넘어서면 문제가 가시화할 것으로 봤다.
군드라흐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경제가 탄탄하다고 보지만, 이 시점에서 금리인상을 허용할 만큼 강하지는 않다고 볼 것이라고 짚었다. 지금의 경기회복세는 유례없는 수준의 경기부양책, 다시 말해 인위적인 수단의 결과물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군드라흐는 또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한 두 달 새 7%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6.2%(전년동기대비)로 1990년 11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오는 10일 발표되는 11월 CPI 상승률은 6.7%로 1982년 이후 최고로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군드라흐는 주거비가 급격히 올랐다는 사실에 주목하며, 물가상승률이 내년 내내 4% 밑으로 떨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는 해외 주식과 관련해 몇 달 전 밝힌 대로 12년 만에 처음 산 유럽 주식 일부를 여전히 보유하고 있으며, 신흥시장 주식은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신흥시장 기업이 주가 수익률로 미국 기업을 압도할 가능성을 엿보며 매수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돋보인 달러 강세 흐름은 미국의 '쌍둥이 적자'(경상·재정수지 적자)를 이유로 시간이 지나면 역전될 것으로 예상했다. 달러는 1985년 이후 구조적인 약세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달러 약세가 신흥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원자재(상품)시장에 대해서는 비관했다. 원자재 가격이 최근 급등한 만큼 지금이 매수 기회인지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군드라흐는 2018년에 마지막으로 금을 매수했다며, 장기보유 전략을 구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