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내년 1월 증산 계획 철회 가닥"...일각선 '감산' 우려도
코로나19 신종 바이러스 확산을 둘러싼 우려로 국제유가가 급락하자 주요 산유국들이 원유 증산 계획을 철회할 공산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산유량을 아예 줄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가 다음달 1~2일 회의에서 내년 1월 증산 계획을 포기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각국 대표들을 인용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에 따르면 OPEC+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 원유 소비국들이 최근 유가 안정을 위해 전략비축유 방출에 나서기로 한 것과 관련해 이미 산유량 동결을 검토했다고 한다. 최근 남아프리카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신종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로 이날 국제유가가 급락하자 증산 계획을 완전히 철회하는 쪽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문제의 신종 변이 바이러스(B.1.1.529)를 경계수위가 가장 높은 '우려변이'로 지정하고, '오미크론'(Omicron)이라고 이름 붙였다. 이에 대한 우려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사이 국제유가도 급락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가격은 13% 추락하며 배럴당 70달러 선이 무너졌다. 경기둔화와 이에 따른 원유 수요 둔화 우려가 지속되면 OPEC+ 입장에서는 원유 증산에 나설 이유가 없다.
에너지 컨설팅업체인 래피디언에너지그룹의 보브 맥널리 대표는 경제봉쇄와 여행제한 조치를 다시 촉발할 수 있는 코로나19 신종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은 OPEC+를 원유 증산 계획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압둘아지즈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장관은 글로벌 원유시장이 다음달 공급 초과 상태가 될테지만, 새로운 감염으로 수요는 위태로운 상태라고 말했다.
OPEC+는 이번 회의에서 내년 1월 산유량을 하루 40만배럴 늘릴 계획이었다. 지난해 터진 팬데믹 사태 여파로 중단됐던 원유 생산이 재개되고 경기회복에 따른 원유 수요 반등에 따른 것이었다.
다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한국, 중국, 일본을 비롯한 주요 원유 소비국과 함께 유가 안정을 위해 전략비축유 공동 방출 계획을 발표하면서 산유국들과의 갈등이 감지됐다. OPEC+는 전략비축유 공동 방출 계획에 증산 철회를 검토해왔다고 한다.
OPEC 싱크탱크인 경제위원회(ECB)는 최신 보고서에서 국제 원유시장이 내년 초 뚜렷한 초과공급 상태가 될 것이라며 미국 등이 전략비축유를 방출하면 초과공급량이 더 불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종 변이 바이러스 탓에 원유 수요를 둘러싼 리스크(위험)가 분명해진 만큼 OPEC+가 산유량 동결을 정당화하기 훨씬 쉬워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OPEC+가 이참에 산유량을 줄일 수도 있다고 봤다. 다만 러시아와 아랍에미리트 같은 나라들이 그동안 원유 수출 재개를 강력히 추진해왔다는 점에서 OPEC+의 최종 결정은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