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범위한 업종에 걸쳐 전세계에서 발생한 반도체 공급부족이 몇 년 안에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미국 1위 반도체 인텔의 팻 겔싱거 최고경영자(CEO)가 경고했다.
겔싱거 인텔 CEO는 2일(현지시간) CBS방송 프로그램 '60분'과 인터뷰에서 반도체 생산을 늘리고 차량용 칩 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부 공장 라인을 재가동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공급 부족이 완화하는 데에도 최소 몇 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그는 예상했다.
겔싱거 CEO는 "모든 사업 측면에 걸쳐 급증한 수요를 맞추기까지 수 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급부족 문제는 경제를 넘어 정치권에서 선결되어야 할 최우선 순위 중 하나가 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세계 관련 기업들의 대표를 백악관으로 불러 공급 확대를 위해 지원과 압박을 동시에 가했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겔싱거 CEO는 반도체 산업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크게 줄었다며 현재 전세계 반도체 생산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00년 전의 37%에서 12%로 줄었다고 전했다. 인텔은 미국에서 최첨단의 고품질 반도체를 생산하는 유일한 기업이라고 그는 말했다.
겔싱거 CEO는 "공급망을 들여다 본 누구라도 '문제가 있다'라고 말할 것"이라며 "반도체 산업은 거대하고 중요하다. 미국 땅에 더 많은 반도체가 필요하다. 미국에서 우리가 필요한 일자리이며 장기적 관점에서 미래 기술을 통제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공급부족으로 자동차는 물론 가전업계까지 생산을 줄이며 매출 감소가 우려되고 있다. 일례로 포드는 칩부족으로 올해 자동차 생산이 110만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규어랜드로버, 볼보, 미츠비시모터스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가동이 중단된 공장들이 늘었다고 밝혔다. 애플 역시 반도체 문제로 아이패드와 맥컴퓨터의 매출이 제약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업체인 대만반도체 TSMC의 마크 리우 회장은 지난해 말부터 공급부족 문제를 확인했고 자동차 업체들에 가장한 많은 반도체를 "쥐어 짜낼 정도"로 공급하려고 노력했다고 항변했다. 그는 "2개월 정도 앞서고 있다"며 "6월 말이면 기업 고객들에 필요한 최소한 부품을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반적 공급부족 문제는 연말 혹은 내년 초 다소 완화할 수는 있다고 CBS는 전했다. 하지만 공급이 급증한 수요를 맟주는 데에 시차가 있다. 리우 회장은 "특히 차량용 반도체의 경우 공급망이 길고 복잡하다"고 지적했다. 아시아 공급업체는 전세계 파운드리의 75% 차지하고 미국 기업들 역시 아시아 공급에 의존하고 있다는 우려는 지나치다고 리우 회장은 지적했다.
그는 "아시아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코로나19 때문에 부족이 발생했기 때문에 반도체를 어디에서 생산하든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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