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재해·자동차보험 손해율 부담…생보사도 성장 둔화 불가피
올해 상반기 보험업계 실적은 삼성생명을 제외하면 대체로 부진했다. 생보업계는 삼성생명이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한화·교보 등 주요사 순익이 줄었고 손보업계도 메리츠화재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대형재해,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 금융시장 변동성, 회계제도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상반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1조39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 고수익 건강보험 판매 호조로 보험계약마진(CSM) 상각익이 확대되며 보험서비스 손익은 16.8% 늘어난 8313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투자손익은 연결 자회사 실적 부진 영향으로 8.4% 감소했다. 6월 말 지급여력(K-ICS) 비율은 274.5%로 지난해 말보다 10%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한화생명은 상반기 순이익이 64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7% 감소했다. 부채할인율 강화로 손실부담계약이 확대됐고 환율 변동 등 대외 환경 영향으로 평가손익도 줄었다. 교보생명 역시 순이익 5824억원으로 5.4% 감소하며 한화생명을 앞섰지만 성장세는 제한적이었다. 업계 2위 자리가 교보로 교체된 것은 의미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생보사 대부분이 투자손익 둔화에 발목이 잡혔다.
손보업계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삼성화재는 상반기 순이익이 1조24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줄었다. 대형 재해와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에 따른 보험손익 악화가 영향을 미쳤다. DB손보는 9069억원으로 19.3% 줄며 실적 타격이 컸다. 현대해상도 순이익이 4510억원으로 45.9% 줄었다. 한화손보 역시 2226억원으로 12.6% 감소했다.
그나마 메리츠화재는 9873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 감소에 그쳤고 2분기 순이익 5247억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체면을 세웠다. 덕분에 손보업계 순익 2위 자리를 DB손보에서 탈환했다. 롯데손보는 상반기 순이익이 475억원으로 17.2% 줄었지만 2분기에는 362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여기에 업계 전반에는 새로운 부담 요인도 더해지고 있다. 정부가 내년부터 대형 금융사에 대한 교육세율을 0.5%에서 1%로 상향하기로 하면서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메리츠화재,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 등 주요 보험사들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업계는 보험료 수입과 투자수익을 기준으로 과세하는 구조상 은행보다 교육세 부담이 크다며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한 손보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실적 부진은 장기·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의 영향이 컸다"며 "회사는 손해율 개선을 위한 내부 관리와 비용 효율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연성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