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부담 우려보다 아이폰 고객 확보에 더 큰 기대

사진=티머니 인스타그램 캡쳐
사진=티머니 인스타그램 캡쳐

애플페이와 티머니 간 협업이 가시화되면서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고 있다. 수수료 부담이 커질 것이란 불안과 더불어 아이폰 사용자 기반의 결제 시장을 새롭게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카드사들의 저변 확대와 디지털 전환 전략 측면에서 의미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티머니는 자사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아이폰과 애플워치, 애플페이를 통해서도 티머니를 사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시행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애플과 티머니 간 협의가 상당 부분 진척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제휴가 현실화되면 지금껏 안드로이드 기반 삼성페이와 교통카드 연동이 가능한 구조와 달리 아이폰 이용자들 역시 별도 앱이나 실물카드 없이 대중교통 요금을 결제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이는 단순히 기술적 호환 범위가 넓어지는 데 그치지 않는다. 국내 아이폰 이용자는 1000만명에 달하며 MZ세대 중심으로 충성도와 소비력이 높은 고객층으로 분류된다. 이들이 기존 티머니 생태계 안으로 진입하면 결제 빈도가 높은 교통 영역을 기반으로 자연스럽게 카드사와의 연결 접점이 확대된다. 실제로 교통결제는 반복성과 생활 밀착도가 높은 소비 패턴의 정점에 있어 일단 서비스가 자리잡으면 사용자 이탈이 적고 데이터 확보 효과가 크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애플페이를 통해 실물카드에서 디지털카드로의 전환 속도를 높일 수 있으며 앱 기반의 충전형 카드나 포인트 연계 서비스 등 다양한 마케팅 확장도 가능하다.

물론 수수료 부담은 여전히 고민이다. 지난해 기준 휴대폰 제조사 간편지급 서비스 이용금액은 89조2000억원이었다. 수수료율 0.03% 적용시 수수료 부담액 추정치는 삼성페이 199억원, 애플페이 68억원이었다. 0.15%를 적용하면 삼성페이 997억원, 애플페이 341억원이었다. 게다가 애플페이 확산에 따른 NFC 단말기 설치비용도 업계 전체로 최소 60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비용 부담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 압박과 맞물려 카드사들의 신용판매 수익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요 카드사들은 애플페이 도입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신한카드는 이미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애플페이 약관 심사를 승인받았으며 KB국민카드도 심사 신청을 마친 상태다. 이는 결국 '지금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미래 고객을 선점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페이 도입을 외면할 경우 젊은층 고객을 경쟁사에 넘겨줄 수 있고 고객 락인 전략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카드사 내부에서 확산되고 있다.

교통결제는 특히 고객에게 '매일 사용하는 결제수단'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 효과적인 접점이다. 신용카드의 일회성 프로모션이 아닌 생활 밀착형 서비스 제공을 통해 브랜드와 사용자 간의 반복적 연결이 이뤄지는 구조인 만큼 교통영역의 진입은 카드사에도 디지털 전략의 핵심 채널로 작용할 수 있다.

한편 카드사들에 문의한 결과 애플페이와 티머니 간의 협업과 관련해선 어떤 대답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최연성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