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상승률 47.41%, 금은 13.82%, 비트코인은 11% 하락  

한화오션이 건조한 장보고-III 잠수함. 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이 건조한 장보고-III 잠수함. 사진=한화오션

한화그룹주의 상승세가 거침없다. 국내 시장에 상장된 11개 종목의 연초 이후 평균 상승률이 47%가 넘었다. 이는 같은 기간 근월물 금 선물 가격 상승률의 세배가 넘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그룹주 11개의 연초 이후 평균 상승률은 47.41%로 나타났다. 이는 근월물 금 선물가격 13.82%(2641.00달러→3006.10달러)의 세 배가 넘는 수치다. 비트코인은 –11.77%로 오히려 하락한 것과 대조된다.  해당기간 코스피 상승률은 8.87%다. 다섯배가 높다. 

종목별로 가장 많이 오른 한화그룹 관련주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다. 연초 이후 134%가 상승했다. 이어 한화오션이 117.94% 올랐고, 한화비전(84.49%), 한화시스템(82.74%), 한화(80.67%), 한화엔진(46.15%), 한화솔루션(27.79%)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만 한화생명(8.33%), 한화손해보험(4.71%), 한화투자증권(3.42%), 한화갤러리아(-68.71%) 등 금융과 유통부문 상장사들은 다소 제한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한화그룹 11개 종목 연말 이후 18일 누적 등락률. 자료=한국거래소
한화그룹 11개 종목 연말 이후 18일 누적 등락률. 자료=한국거래소

한화그룹주의 이같은 고공행진 이유는 방산부문의 실적개선 및 향후 유럽의 자체무장으로 국산 무기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분석 때문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K9 자주포와 천궁-II 및 우주항공 사업을 영위중에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1조2462억원, 영업이익 1조724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각각 전년 대비 20.10%, 150.60% 늘어난 수치다.  

또 한화오션은 고부가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필두로 군함과 잠수함을 제작하며, 지난해 매출액 10조7760억원, 영업이익 2379억원을 기록해 매출은 45.5% 늘었고 영업이익은 4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작년 8월 국내 조선소 최초로 미국 해군의 함정정비(MRO) 사업을 수주하면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이날은 미국 내 조선소를 보유한 호주의 조선·방산업체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식에 6% 이상 뛰었다.  

또 한화비전은 영상 보안 솔루션을, 한화시스템은 레이더 및 통신장비 등 방산부문 전자장비를 제조한다. ㈜한화는 그룹의 모회사로, 화약과 유도무기, 정밀탄약, 기계, 무역 사업 등을 운영한다.  

국내 방위산업은 앞으로도 큰 폭 성장이 기대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을 대상으로 방위비 압박에 나서면서 자체 무장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국내 방산 기업들의 수혜가 기대돼서다.  

최정환 LS증권 연구원은 "유럽의 재무장은 단기간 내 EU 자체 역량으로만 실현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제조업 역량 부족이라는 산업적 한계를 넘어, EU 내 서유럽과 기타 지역 간 입장 차이로 인해 정치적 합의에 도달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방위산업 시장은 대한민국-동유럽, 서유럽 연합, 미국, 이스라엘, 중국, 러시아, 그리고 제3세계(인도, 터키) 등 7개 주요 참여자들이 동유럽, 북유럽, 중동, 남중국해 등 핵심 시장을 공략하는 형태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현재 지정학적 상황과 산업적 역량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단기적으로는 한국 방위산업체들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박유안 KB증권 연구원도 "최근 가파르게 상승한 방산주의 밸류에이션 부담은 존재하나 장기적인 모멘텀이 흔들리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면서 "현재 진행 중인 전쟁들의 방향성은 달라질 수 있지만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의 장기화 가능성, 그리고 이미 시작된 유럽 각국의 국방력 강화 기조는 당분간 변화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양성모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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