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시총 6000억달러 증발
AI산업 확산세 더욱 가속화 될 것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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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신생 인공지능(AI) 기업인 딥시크(DeepSeek)의 등장으로 미국 기술주가 급락하는 등 시장에 적지않은 파장을 안겼다. 특히 AI 수혜주로 꼽히는 엔비디아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시가총액이 하루만에 6000억 달러가 증발했고, 브로드컴과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도 두 자릿수 하락률을 나타냈다. 최신 반도체 칩 없이 저렴한 가격으로 챗GPT(ChatGPT)와 유사한 결과를 도출하면서 매도세가 유입된 결과다. 전문가들은 딥시크의 등장으로 AI산업은 더욱 격변을 맞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이들 기업들의 주가 상승이 이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전 거래일보다 24.04달러(16.86%) 하락한 118.58달러로 장을 마쳤다. 주가 급락으로 시가총액은 3조500억 달러에서 2조9000억 달러로 하루만에 6000억 달러가 공중 분해됐다. 이로인해 엔비디아의 시총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3위로 밀려났다. 이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가 -2.14%로 부진했고, 마블테크놀로지(-19.1%), 브로드컴(-17.4%), 마이크론테크놀로지(-11.71%), 오라클(-14%) 등은 두 자릿수의 하락률을 기록하는 등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대표 기술주의 급락으로 나스닥 지수는 3% 이상 하락했다. 

이는 중국의 AI 챗봇인 딥시크가 경쟁사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높은 수준의 결과물을 얻어냈다고 알라졌기 때문이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 앱을 개발한 연구원들은 딥시크 개발에 600만 달러를 썼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AI 기업들이 지출한 수십억 달러보다 훨씬 적은 금액이다. 딥시크는 엔비디아 H800칩을 사용해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개발됐으며 첨단 칩 없이도 세계 상위 10위 안에 드는 성능을 보여준 것으로 전해졌다. 

마크 앤드레슨 실리콘 밸리 벤처 캐피털리스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딥시크는 가장 놀랍고 인상적인 혁신 중 하나"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 주가 급락은 다소 지나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딥시크 한 번의 성과로 수년간 AI 산업을 이끌어온 미국 리더십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거다. 오히려 회사 측이 전한 정보는 전혀 검증되지 않은 만큼, 단순히 비용 효율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고 결론 내리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마이클 블록 서드세븐 캐피털 시장 전략가는 CNN과 인터뷰에서 "딥시크의 위협이 진짜인지는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어떤 기술이 효과가 있는지, 대형 업체들이 어떻게 대응하고 진화할지에 대한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2.0 시대가 시작되면서 시장은 물러설 구실을 찾고 있었다"며 "딥시크 등장이 좋은 구실이 됐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AI투자에 속도가 붙을 수 있고 이에 따라 AI관련 기업들의 주가 또한 우상향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임지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딥시크로 AI(개발)타임라인이 가속화되고, 중소 후발주자들도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줌으로써 추가 수요를 더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라며 "딥시크로 인해 미국 빅테크의 AI 투자가 과도하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AI 기술 부문에서 하부구조와 반도체, 클라우드 컴퓨팅을 미국이 장악하고 있고, 정부 차원에서 AI 경쟁이 치열해지는 국면으로 판단된다"며 "AI 슈퍼싸이클(Super Cycle)의 파동은 더욱 진폭을 키울 것으로 보이며, 큰 변동성을 내포한 채로 AI 산업의 중심을 이루는 인프라 기업들의 주가는  우상향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성모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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