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에서 문병국 고려아연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3일 오전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에서 문병국 고려아연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려아연의 임시 주주총회 개회 지연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주주들이 고려아연과 MBK파트너스·영풍 양측에 위임장을 중복으로 제출해 이를 확인하는 작업이 길어지고 있어서다.

고려아연은 당초 23일 오전 9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개회 시간은 이보다 세 시간 늦은 12시로 순연됐고 다시 오후 1시로 재차 미뤄졌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중복 위임장이 여럿 발견돼 의사를 다시 확인하는 과정에 있다"며 "최대한 많은 인원을 투입해 12시까지 작업을 마치려했으나 의시 확인이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시 주총 개회가 지연되면서 현장 분위기도 고조되고 있다. 고려아연 노조는 이날 오전 7시쯤부터 주총장 입구에서 MBK와 영풍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고려아연과 MBK·영풍 연합의 신경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전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25%) 의결권을 무력화하는 '상호출자 의결권 제한' 카드를 꺼내들면서다.

MBK·영풍은 해당 조치가 위법한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임시 주총 이후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반면 고려아연은 영풍 지분에 대한 의결권 제한이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이날 임시 주총 의장은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가 맡았다. 박 의장이 현장에서 MBK와 영풍의 반박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적기 때문에 표 대결조차 하지 못한 채 주총 자체가 파행을 빚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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