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 후 급락 현상 뚜렷
추격 매수 시 단기적 접근 필요
티웨이항공을 두고 대명소노그룹이 현 경영진을 대상으로 경영개선 요구서를 발송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경영권 분쟁의 재점화로 읽으면서 관련주 주가가 급등 중이다. 다만 경영권 분쟁으로 주가가 급등한 기업들의 경우 이벤트가 해소되면서 주가가 급락한 사례가 많아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접근한다면 단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티웨이홀딩스가 가격제한폭(29.89%)까지 오른 1017원, 예림당이 16.85% 뛴 26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전날 2대주주인 대명소노그룹이 나성훈 예림당 부회장 등 기존 경영진의 퇴진과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조달을 요구하는 내용의 경영개선 요구서를 발송한 게 이유다.
현재 티웨이항공의 최대주주는 티웨이홀딩스다. 지분 28.02%를 보유하고 있다. 또 티웨이홀딩스의 최대주주(39.85%)인 예림당은 1.72%를 들고 있다. 두 회사의 지분율은 29.74%다. 임직원 지분율을 모두 합할 경우 30%를 소폭 웃돈다. 2대주주인 대명소노는 26.77%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와 2대주주 간 지분율 차이가 크지 않은 만큼, 대명소노가 경영권 분쟁에 나설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지만 경영권 분쟁에 따른 주가 급등은 이후 급락으로 이어진 만큼 투자자들은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대표적인 경영권 분쟁 기업은 고려아연이다. 지난해 9월 영풍은 MBK파트너스와 손을 잡고 최대 1조9900억원 규모의 고려아연 지분 공개매수에 나선 바 있다. 당시 영풍·MBK는 주당 66만원씩 최대 302만주(지분 14.56%)를 사들이겠다고 밝혔다. 이에 고려아연 측은 회사 주식 362만3075주(지분율 17.5%)를 주당 89만원에 사들이겠다며 맞불을 놓았고, 이에 주가는 급등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고려아연 주가는 8월 30일 종가 기준 53만9000원이었으나 양측이 자사주 공개매수에 나서면서 주가는 급등했고, 지난 12월 6일 주가는 장중 240만7000원까지 치솟으며 최고가 기록을 다시 쓰기도 했다. 하지만 오는 1월 23일 열릴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 수순을 밟게 되면서 고점에 따른 차익 매도물량이 유입됐다. 지난 20일 종가기준 고려아연 주가는 83만원으로 고점 대비 60% 이상 빠진 상태다.
에프앤가이드도 급등 후 급락 수순을 밝았다. 지난 9월 초 최대주주인 화천기공과 김군호 전 대표이사 간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면서 지난해 8월 30일 9660원이던 에프앤가이드 주가는 급등세를 이어가며 9월 24일 3만8450원까지 치솟은 바 있다. 하지만 급등에 따른 차익매도물량 유입과, 경영권분쟁이 해소되면서 주가는 하락세로 전환했고, 지난 1월 20일 주가는 7770원으로 마감했다.
한미사이언스 역시 경영권 분쟁 종결에 따라 주가가 급락세로 돌아선 케이스다. 지난해 1월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당시 한미사이언스 사장) 모녀는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이사(당시 한미약품 사장)와 임종훈 대표(당시 한미사이언스 사장)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을 겪은 바 있다. 주가는 1월 16일 5만6200원까지 치솟은 바 있으며 이후 경영권 분쟁의 종료와 재점화 등을 거치면서 3만원선에서 5만원 선으로 급등하기도 했다. 하지만 12월 양측이 화해하면서 분쟁은 종식됐고, 주가는 약세로 돌아서며 지난 20일 기준 2만8900원에 머물게 됐다. 경영권 분쟁이 촉발되기 이전인 작년 말 3만4000원 수준에서 거래된 점에서 주가는 크게 뒷걸음친 거다.
배형석 제주대학교 경영학과 박사는 지난해 '경영권 분쟁이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논문을 통해 "사건일을 기준으로 한 초과수익률 분석 결과, 여러 시점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초과수익률이 관찰됐다"며 "이는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경우, 시장 참여자들이 경영권 확보를 위한 주식 매집 등으로 인해 단기적인 주가 상승을 기대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적었다.
이어 "사건일 이후 누적 초과수익률 분석 결과, 변동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특정 시기의 긍정적인 반응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주가는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썼다. 그는 "이는 경영권 분쟁으로 인한 기업 내 불안정성 증가, 경영 효율성 저하, 기업 이미지 손상 등이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함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경영권 분쟁을 활용해 투자에 나선다면 단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으로 주가가 상승하는 기간은 길지 않다. 오른 만큼 빠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투자에 나선다면 큰 수익률을 기대하지 말고 이벤트가 발생한 초반에 매수 후 짧은 기간에 빠지는 전력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양성모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관련기사
- 트럼프 측근 "고려아연, 사모펀드 매각 시 中에 기술 유출 우려…안보 위협"
- 고려아연 핵심 기술진 "현경영진과 함께할 것"…"MBK·영풍 장악 시 미래없어"
- 의결권자문사들, 고려아연 임시주총 앞두고 '장기적 측면' 강조…의미는?
- 최윤범 손 들어준 국민연금, 집중투표제 도입·이사 수 상한 찬성키로
- [마켓+]D-1 고려아연 임시주총, 집중투표제 제동에 최윤범 회장 불리해져
- 고려아연 "집중투표제 도입 안건은 문제없어"…이사 선임 안건만 다음 기회로
- 고려아연 임시주총, '중복 위임장' 확인 탓에 지연 이어져…1시 시작 예정
- [마켓+]티웨이항공, 대명소노 품으로…에어프레미아와 합병시 항공업계 판도 재편
- [머니토크+/⑲]'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 지목받는 유상증자(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