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폴로의 토르스텐 슬록 수석 이코노미스트
관세, 엔비디아 실적, 인플레 반등..."내년 美경기침체 확률 0%"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자산운용사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의 토르스텐 슬록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3일(현지시간) 공개한 노트에서 내년 미국에 경기침체가 도래할 확률이 0%라고 밝혔다.

그는 대신 2025년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주요 위험 요소들을 발표했다.

지난해 미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올해 또 강력한 경제 성과가 나타났다. 올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약 3%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자리는 200만개 정도가 추가됐다.

이에 대다수 이코노미스트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많은 이들이 2024년으로 접어들면서 경제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오히려 가속화한 것이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주말 공개한 노트에서 "미 경제가 올해 견조한 소비지출 성장에 힘입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했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경기침체가 예상되지 않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걱정해야 할 게 있을까.

슬록 이코노미스트는 가장 먼저 관세를 꼽았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관세를 시행할 가능성이 90%에 이른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 기간 중 관세로 수없이 위협했다. 11월 대선에서 승리한 뒤에도 캐나다와 멕시코 같은 가장 가까운 동맹국들에까지 관세 위협을 가했다.

슬록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내년 뉴욕 주식시장에서 또 다른 주요 리스크는 인공지능(AI) 칩 제조업체 엔비디아가 과도하게 부풀려진 투자자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다.

그는 이런 가능성을 90%로 평가했다.

엔비디아의 실적 부진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엔비디아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 제2의 기업이다. 그만큼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지난달 엔비디아의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실적 부진 시나리오가 어떻게 전개될지 약간 경험한 바 있다.

엔비디아의 3분기 실적은 예상치를 웃돌았다. 하지만 향후 전망은 월스트리트의 높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그 결과 엔비디아 주가는 이후 1주 동안 10% 하락했다.

슬록 이코노미스트가 주목한 상방 리스크는 미 경제의 추가 가속화, 낙관적인 투자심리 촉발, 기업 인수합병(M&A) 및 기업공개(IPO) 붐이다.

그는 이런 시나리오의 현실화 확률을 75~85%로 보고 있다.

반면 내년 증시의 가장 큰 하방 리스크는 인플레이션 반등으로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다. 시장은 내년 두 차례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연준이 다시 금리인상에 나설 경우 투자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줄 수 있다.

슬록 이코노미스트는 경제 호조, 관세, 이민제한, 계절적 요인으로 내년 1분기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가속화할 확률을 40%로 보고 있다.

그는 이 시나리오의 연쇄 효과, 다시 말해 연준의 금리인상과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내년 중반 전 5%를 초과할 가능성도 40%로 봤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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