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관계자 "'받은글' 하나로 주가 타격 아쉽다"

롯데그룹 사옥. 사진=연합뉴스
롯데그룹 사옥. 사진=연합뉴스

롯데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는 루머가 시장에 돌면서 그룹 관련주들이 나란히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는 등 홍역을 앓았다. 그룹 계열사들이 '사실무근'이라는 반박 공시에도 주가는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도 루머에 주가가 그룹 주가가 휘청이는 모습에 아쉽다는 탄식의 글을 남겼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롯데지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59%(-1450원) 하락한 2만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키움증권 영웅문을 보면 이날 롯데지주는 장중 2만5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저가 기록을 썼다. 

롯데케미칼은 전 거래일 대비 10.22%(-7500원) 급락한 6만5900원을 기록했다. 장중 6만4800원까지 내려가며 신저가 기록을 썼다. 롯데쇼핑도 6.60%(-4100원)내린 5만8000원으로 거래를 종료했다. 이날 장중 5만6100원까지 밀리며 역시 신저가를 기록했다. 롯데정밀화학은 -3.28%로 부진했다. 

이날 롯데그룹 관련주들의 부진은 유동성 위기와 관련된 루머가 시장에 돌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기 때문이다. 

루머의 주요 내용은 롯데그룹이 제2의 대우그룹으로 공중분해 위기라는 것이다. 특히 12월초 모라토리움(채무불이행) 선언 가능성이 있고, 롯데건설 미분양으로 계열사 간 은행권 연대보증이 치명타를 날렸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직원의 50% 감원이 예상된다는 내용과 이에 금융당국이 지난해부터 롯데로 인한 금융시장의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내용도 쓰여있었다. 

루머가 확산되자 '악의적인 거짓과 사실 왜곡'이라며 이를 반박하는 루머도 시장에 함께 유포됐다. 롯데홀딩스는 일본 롯데 지주회사로 한국 롯데와 직접적 연관이 없으며 롯데건설은 미분양이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직원 50% 감원 계획은 해명할 가치조차 없는 거짓 내용이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루머가 시장에 직격탄을 날리면서 롯데지주를 비롯해 롯데케미칼과 롯데쇼핑 등 계열사들은 이날 공시를 통해 "현재 거론되고 있는 롯데그룹 유동성 위기 관련 루머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루머 하나로 그룹 관련주가 일제히 하락한 점을 두고 자본시장에 대한 불신을 나타낸 거라며 아쉽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나도 롯데그룹 외부인이기 때문에 자금 이슈에 대해 사실 맞다 아니다 코멘트하긴 쉽지 않다"며 "다만 정황상 곧 모라토리움을 선언한다는 그룹이 밸류업 공시를 하고, 투자를 발표하고, 하다못해 롯데자이언츠 수십억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하는 게 앞뒤가 맞는지 모르겠다"고 적었다.

이어 "롯데건설 연대 보증이라는 키워드도 있었지만, 최근 사채 발행은 건설 혼자 진행했다"며 "물론 주가 반응이 이해는 가지만 이미 자극적인 지라시로 불신이 생긴 상황에서 회사의 해명 공시가 신뢰가 가겠냐 싶다.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라 판단한다"고 썼다.

아울러 이 연구원은 "한 텔레그램을 통해 퍼진 글 하나가 이 같은 파급효과를 낸다는 것이 롯데그룹 뿐만 아니라 국내 증시에 대한 신뢰가 얼마나 떨어졌는지 느끼게 한다"면서 "단지, '받'(받은글의 약자)이라는 출처 모를 글 하나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이 속상하다"고 했다. 
 

양성모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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