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광물발전소에서 스마트팜까지
편의점 "K-푸드 현지 콜라보 상품도"

CU아스타나스퀘어점의 모습/사진=BGF리테일 제공
CU아스타나스퀘어점의 모습/사진=BGF리테일 제공

한국 기업들이 중앙아시아의 핵심국 카자흐스탄에 전방위 진출한다. 리튬 광물 개발에서부터 스마트팜에 이어 최근에는 편의점도 들어서 카자흐스탄인들의 생활속에 파고든다.

카자흐스탄은 세계 9위의 면적을 지닌 거대한 국가로, 신라 황금왕관을 연상케 하는 '황금인간' 유적 발굴로도 한국과 역사적으로 긴밀한 인연을 가지고 있다.

특히 카자흐스탄의 구매력은 중앙아시아 5개국(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투르크메니스탄·타지키스탄) 중 1위이고 중산층이 두텁고 30세 미만 청년층이 인구의 절반을 넘어 성장 잠재력이 큰 나라로 꼽힌다. 

◇리튬 등 광물자원 '탈중국화' 꾀해…복합화력발전소 연달아 수주

카자흐스탄은 석유가스와 풍부한 광물 자원으로 유명하다. 이에 지난 5일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은 카자흐스탄, 몽골,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인도네시아, 탄자니아, 나이지리아, 콩고민주광화국 등 8개국 장·차관급 인사와 핵심광물 국가기관 기관장, 기업체 관계자가 참여한 자리에서 2030년까지 리튬, 코발트 등의 광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신공급망 구축에 대해 논의했다.

중국이 독점하고 있는 광물 공급망을 다각화하기 위해 아시아·아프리카 핵심광물 국가들이 모여 조성한 자리다. KIGAM은 2022년 11월 카자흐스탄과 업무계약을 체결한 후 리튬 탐사 대상지를 선정해 리튬 매장 예상 광산을 조사하고 있다. 

에너지 분야의 협력도 활발하다. 지난해 3월 두산에너빌리티는 카자흐스탄과 1조1500억원 규모의 1000MW급 복합화력발전소 공사 계약을 따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카자흐스탄 국부펀드 삼룩카지나의 자회사와 이같은 계약을 체결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설계에서부터 기자재 공급, 설치, 시운전에 이르기까지 모든 공정을 일괄 수행하는 설계·조달·시공(EPC) 방식으로 진행한다. 오는 2026년 8월 준공 예정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2015년 삼룩카지나와 310MW급 카라바탄 복합 발전소를 수주해 2020년 성공적으로 준공했다. 

◇한국 정부, 스마트팜 현지 진출 적극 지원

농식품부는 지난 2월 12일 새로운 수출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스마트팜을 지원하기 위해 쿠웨이트, 카자흐스탄, 아제르바이잔, 호주 등 4곳에 스마트팜 중점지원무역관을 설치했다. 스마트팜 수출은 지난해 2억9600만달러 수출 수주액을 달성해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농식품부는 해당 권역에 진출하고자 하는 국내기업이 중점지원무역관을 통해 현지 법무법인 연계 법률컨설팅, 프로젝트·바이어 발굴, 시장정보조사, 프로젝트별 맞춤형 애로 해소 등을 지원받을 수 있게 할 계획이다.

◇ K-편의점, 카자흐스탄에 스며든다

편의점 CU도 카자흐스탄에 진출했다. BGF리테일은 지난 6일 카자흐스탄의 최대 도시 알마티에 첫 편의점인 'CU 아스타나스퀘어점'을 개점했다. 

'차별화, 현지화, 콜라보' 세 가지 컨셉을 내세운다. 카자흐스탄에 거주하는 고려인을 겨냥해 떡볶이, 라면, 콘도그 등 K-푸드 800여종을 소개하는 것은 물론, 저변 확대를 위해 중앙아시아의 붕어빵이라고 불리는 '쌈사'(Smasa), 현지 음식에 한국적 레시피를 가미해 만든 상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6월 카자흐스탄 현지 기업인 'Shin-Line'(신라인)의 편의점 전문 신설법인 'CU 센트럴 아시아'와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MFC)을 맺고 카자흐스탄 시장에 진출했다. MFC는 프랜차이저인 BGF리테일이 현지 파트너사에 브랜드 사용권한 및 매장 개설, 사업 운영권 등을 부여하고 로열티를 수취하는 방식의 계약이다.

신라인은 중앙아시아 시장의 40%를 점유하는 최대 아이스크림 제조사로서 현재 라면과 유제품 등 편의점과 밀접한 상품을 제조한다. 안드레이 신 신라인 대표는 고려인 3세이자 알마티 고려인협회장이다. 

BGF리테일은 신라인에 물류센터 및 식품 제조센터 등 유통 인프라와 관련 노하우를 6개월간 집중적으로 지원했다. 카자흐스탄 최초로 유통사 전용 물류센터를 설립해 모든 유통 채널이 제조업체로부터 직접 납품받는 구조를 구축했다. 이에 현지 유통업계의 물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글로벌 K-편의점을 위해 연구하고, 해외에 K-편의점의 우수성을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금융사 실적도 안정 궤도 진입

기존에 카자흐스탄에 진출한 국내 금융사의 실적은 안정 궤도에 올랐다. 지난 2008년에 카자흐스탄에 진출한 신한은행은 해외 부문 실적 중 카자흐스탄 법인의 지난해 6월 기준 당기순이익이 93억원으로 베트남(1991억원), 인도네시아(128억원), 중국(457억원) 등에는 뒤지지만 아메리카(72억원)나 유럽(48억원), 캐나다(43억원)는 앞섰다.

과거 삼성물산 등 정부 시책에 따라 카자흐스탄에 진출했다가 뼈아프게 철수한 경우도 있지만, 민관 차원에서의 지속적인 공조로 지정학적 중요성을 가진 카자흐스탄으로의 국내 기업 진출은 앞으로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외교부는 '한국과 카자흐스탄 기업 문화 비교' 자료에서 "한국과 카자흐스탄 사람들의 정서상 한 번 비즈니스에서 우정을 쌓으면 평생 유지되기 때문에 한 분야에서 협력이 성공하면 다른 분야에서의 협력도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며 "카자흐스탄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타협의 기술을 익히는 것이 좋고 이익 추구에 앞서 인간적인 면을 보여줘야 호감을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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