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더리움 등 암호화폐 가격 급락세 배경은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비트코인(BTC)을 비롯한 주요 암호화폐 가격이 19일(현지시간) 급락했다. 최근 미국 뉴욕증시의 반등과 더불어 지난 6월 이후 처음으로 2만5000달러 선을 꿰뚫었던 비트코인 가격은 2만20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유럽장 초반 갑작스러운 투매로 2만2000달러 선 아래로 밀려났다. 한국시간 20일 오전 7시35분 현재는 2만1105달러 선을 나타내고 있다. 24시간 새 10% 가까이 추락했다.

이더리움(ETH) 가격은 1640달러 대로 12% 내렸고, 바이낸스코인(BNB), 카르다노(ADA), 솔라나(SOL)도 각각 8%, 14%, 11%가량 하락했다.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는 이날 급락세의 원인이 뭔지는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 가격 추이(달러) / 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비트코인 가격 추이(달러) / 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①'플래시크래시'와는 다르다...'크립토윈터' 가속 

수잔나 스티터 하그리브스랜즈다운 선임 투자·시장 애널리스트는 이날 암호화폐 가격 급락세가 자산시장이 갑작스럽게 붕괴하는 '프래시크래시'(flash crash)와는 양상이 다르다고 짚었다. 프레시크래시의 경우 자산가격이 급락한 뒤 급반등이 뒤따르는 게 보통인데, 이날 암호화폐시장에서는 급락세가 이어졌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이날 장세가 특별한 외부 요인과 무관한 대규모 거래(매도)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날 급락세가 카르다노를 시작으로 비트코인, 이더리움에 이어 도지코인 등으로 확산됐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스티터는 "시장이 크립토윈터(암호화폐 겨울)로 치닫고 있다는 공포 속에 신선한 냉기가 내려왔다"며 비트코인 가격이 1만9000달러를 밑돈 지난 6월 저점과는 아직 거리가 있지만, 변동성이 다시 시장을 흔들고 있다고 말했다. 


②美증시 닮은꼴...연준 불확실성이 악재로

암호화폐 가격이 증시를 따라 내린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0.86%, S&P500과 나스닥은 각각 1.29%, 2.01% 떨어졌다.

사이먼 피터스 e토로 암호화폐 애널리스트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17일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공개한 뒤 미국 증시가 후퇴했다고 지적했다. FOMC 위원들이 의사록에서 인플레이션을 길들이기 전에는 금리인상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를 들어내면서도 금리인상 향방에 대해서는 뚜렷한 신호를 발신하지 않은 게 악재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피터스는 최근 몇 개월 새 미국 증시와 암호화폐시장의 상관관계가 뚜렷해졌다며, 연준의 통화정책 향방에 대한 불확실성이 암호화폐시장으로 스며들어 투매를 일으킨 것이라고 풀이했다.


③비트코인 선물 롱포지션 청산

그는 비트코인 선물시장의 롱(매수)포지션 청산 움직임도 문제삼았다. 이날 청산 규모는 지난 6월 18일 이후 최대로, 같은 날 비트코인 가격은 1만7500달러 선으로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④獨인플레이션지표 탓...연준 '자이언트스텝' 가능성↑

독일 생산자물가상승률 추이(전년대비 %) / 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독일 생산자물가상승률 추이(전년대비 %) / 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코인데스크는 이날 발표된 독일의 물가지표가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를 부추긴 게 암호화폐시장에 악재가 됐다고 분석했다. 독일이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를 발표하면서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PPI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선행지표로 읽힌다.

독일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7월 PPI는 전년대비 37.2% 상승했다.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49년 이후 최고치다. 월간 PPI 상승률도 5.3%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독일이 역대 가장 높은 생산자물가상승률을 낸 이날 미국 금리선물시장에서는 연준이 다음달 기준금리를 지난 6, 7월과 같이 0.75%포인트 인상(자이언트스텝)할 가능성을 41%에서 42.5%로 높여 잡았다. 

김신회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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