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로스 '알파벳·테슬라 매입' vs 드러켄밀러 '아마존·MS 매각'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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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술주가 주도한 미국 뉴욕증시 약세장(베어마켓)에서 억만장자들의 선택이 엇갈렸다. 특히 헤지펀드의 두 전설, 조지 소로스와 스탠리 드러켄밀러의 상반된 행보가 눈에 띈다.

드러켄밀러는 소로스가 1992년 자신의 퀀텀펀드로 파운드화를 투매해 영국 중앙은행을 무력화했을 때 퀀텀펀드의 선임 포트폴리오매니저로 공격을 주도한 인물이다.

블룸버그가 15일(현지시간) 세계적인 억만장자들의 자산을 관리하는 패밀리오피스들이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낸 13F 공시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드러켄밀러의 '듀케인 패밀리오피스'는 지난 2분기에 1억9900만달러어치의 아마존 주식을 매각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지분도 축소했다. 드러켄밀러는 1분기에도 알파벳 주식 2억7400만달러어치를 팔아 일부 손실을 피한 바 있다. 

반면 소로스는 드러켄밀러와 다른 길을 택했다. 소로스의 자산을 관린하는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는 2분기 아마존, 세일스포스닷컴, 알파벳의 주식을 매입해 세 회사가 모두 보유지분 10대 기업에 들었다. 테슬라 주식도 2000만달러어치 매입했다. 

마크 저커버그, 셰릴 샌드버그, 잭 도시와 같은 실리콘밸리 억만장자들을 고객을 두고 있는 아이코닉캐피털도 기술주 지분을 늘렸다. 식품배달앱 도어대시 주식을 2억7500만달러어치 매입했고 알파벳과 메타플랫폼스(구 페이스북)의 주식을 더했다. 메타플랫폼스는 1분기 34% 추락했고 2분기에는 27.5% 더 밀렸다. 

억만장자 데이비드 테퍼의 아팔루사매니지먼트는 메타플랫폼스 지분을 추가 매입하고 알파벳, 아마존, MS 노출은 축소했다. 

세계 최대 유통기업인 월마트의 창업자 가문인 월튼가의 패밀리오피스인 WIT(월튼인베스트먼트팀)는 아이셰어코어 MSCI이머징마켓 상장지수펀드(ETF)를 추가 매입했다. 

뉴욕증시 간판지수 S&P500은 2분기에 16% 넘게 떨어졌고 기술주가 집중된 나스닥100지수는 22% 추락했다. 하지만 증시는 하반기 들어 강하게 반등했다. S&P500은 6월 저점 대비 18%, 나스닥100은 23% 뛰었다. 드러켄밀러는 지난 6월 초 한 행사에서 약세장이 6개월째라며, 약세장이 더 지속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주식에 1억달러 이상을 투자한 기관투자가는 분기마다 SEC에 13F 공시를 내야 한다. '스마트머니' 투자 지형을 엿볼 수 있는 흔치 않은 자료다.

김신회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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