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거래소 등 규제 필요성 언급..."암호화폐, 인플레이션 헤지수단 아냐"

라엘 브레이너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부의장 / 사진=연합뉴스
라엘 브레이너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부의장 / 사진=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라엘 브레이너드 부의장이 최근 암호화폐산업의 심각한 취약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전날 영국 런던에서 영란은행(BOE) 주최로 열린 콘퍼런스에서 암호화폐의 최근 변동성에 업계의 "심각한 취약성"이 드러났다며 규제 압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암호화폐가 전통 금융시장과 아직 "크게 서로 연결되지 않아" 구조적 리스크를 일으킬 정도는 아니지만 규제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브레이너드는 "암호 금융시스템은 부채(레버리지), 결제, 투명성, 만기, 유동성 전환과 같은 전통 금융에서 익숙한 똑같은 리스크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에 입증될 금융 안정성을 위해 주변부의 규제가 암호금융까지 포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암호화폐시장에서는 또 다른 혹한기를 맞았다는 우려가 크다.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과 같은 주류 암호화폐의 가격은 지난해 11월 사상 최고점에서 거의 70% 추락했다. 시장 붕괴 조짐에 브레이너드는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들이 인플레이션을 헤지(위험회피)하는 자산처럼 움직이는 것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암호자산이 인플레이션을 헤지한다거나 (금융, 경제환경과 무관하게 움직이는) 비상관자산이라는 주장과 달리 암호화폐는 가치가 급락하며 위험자산과 높은 상관관계가 드러났다. 암호화폐는 위험심리와 상관관계가 더 크다"고 말했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최근 암호화폐 급락의 주요인으로 지목되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스테이블코인은 실제 통용되는 법정화폐에 가격이 고정된 암호화폐로 트레이더들이 디지털토큰을 달러로 빠르게 바꿀 수 있어 암호화폐시장에 안정성을 제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때 큰 인기를 누렸던 스테이블코인 '테라USD'와 테라와 연계된 토큰 '루나'가 붕괴하며 암호화폐시장 전반에 대한 우려를 촉발했다. 테라와 루나가 사실상 휴짓조각이 되면서 전 세계에서 수십억 달러가 증발했다.

브레이너드는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로 상환된다는 점에서 리스크를 제한하는 신중한 규제의 대상이 된다"며 "테라 붕괴와 과거 다른 알고리즘형 스테이블코인의 실패는 역사 속에서 계속 나타난 기억의 전형"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세계 최대 스테이블코인 테더가 지난 5월 경험한 강력한 자본유출 압박에 대해 "최대 스테이블 코인에서 최근 거대한 자금유출이 있었다"며 "법정화폐에 고정된 스테이블코인의 취약성은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또 전통적 금융기관과 비슷하게 활동하지만 동일한 규제 기준이 없는 암호화폐업체들을 정조준하는 발언도 내놓았다. 그는 많은 암호화폐 거래·대출 플랫폼들이 규제를 받지 않는다며 "전통 금융시장과 구분돼야 하는 활동도 섞여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규제) 격차와 (법) 미준수(non-compliance)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신회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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