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간 '사상 최대' 1억8000만배럴 방출..."구조적 수급불균형 개선 어려워"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원유 저장시설/사진=EPA연합뉴스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원유 저장시설/사진=EPA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사상 최대 규모의 전략비축유를 방출한다는 소식에 국제유가가 급락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가격이 약 한 달 만에 배럴당 100달러 밑으로 내려갔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원유시장의 구조적인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1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날 7% 하락한 WTI 선물가격이 이날 2%가량 더 떨어졌다. 이로써 WTI 가격은 배럴당 98달러 선으로 약 한 달 만에 100달러를 밑돌게 됐다. 주간 기준 낙폭이 2년 만에 최대가 될 전망이다.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02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날 전략비축유 방출 계획을 발표했다. 오는 5월부터 6개월에 걸쳐 하루 100만배럴씩 총 1억8000만배럴을 푼다는 계획이다. 사상 최대 규모의 전략비축유 방출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른 나라들도 약 3000만~5000만배럴 이상의 비축유 방출에 합의할 것으로 기대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가격 추이(배럴당 달러)/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가격 추이(배럴당 달러)/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바이든 행정부가 유례없는 수준의 전략비축유 방출에 나서게 된 건 러시아산 원유 금수조치로 에너지 가격이 치솟고 있어서다. 미국이 이번에 풀기로 한 물량은 하루 기준으로 미국 전체 원유 생산량의 9%에 이른다.

시장에서는 미국과 동맹국들의 비축유 방출이 일시적인 효과를 내는 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제프리 할리 오안다아시아퍼시픽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비축유 방출이 국제 원유시장의 수급 불균형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 가격이 향후 몇 주간 배럴당 100~120달러 사이에서 출렁일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도 이날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를 종전보다 10달러 낮춘 배럴당 125달러로 제시하면서도 전략비축유 방출이 원유시장의 구조적인 공급부족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할 것으로 봤다.

이런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주도하는 주요 산유국 협의체 'OPEC(석유수출국기구)+'는 전날 미국이 전략비축유 방출 계획을 발표하기 직전 회의에서 미국과 유럽 등이 요구한 원유 추가 증산에 응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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