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L파이낸셜 "美증시, 지정학위기 극복 잘해...'별일' 아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긴축 압력에 위축된 미국 뉴욕증시가 최근 급격한 변동성에 시달리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과거를 되집어 보면 뉴욕증시는 주요 지정학적 위험들을 잘 극복해왔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도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라이언 데트릭 LPL파이낸셜 수석 시장전략가는 25일(현지시간) 회사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은 매우 파괴적일 수 있지만, 증시는 지정학적 갈등을 잘 견뎌낼 것"이라며 "역사를 통틀어 일어난 주요 지정학적 이벤트를 되돌아보면, 증시는 이를 별일 아닌 것(nonevent)으로 여겼다"고 지적했다.
데트릭에 따르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어나 주요 지정학적 사건들은 미국 증시에 지속적적으로 큰 충격을 주지 않았다. 자동반사적인 반응이 보였다가도 빠르게 손실을 만회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불거진 주요 지정학적 위기를 통틀어 보면, S&P500지수는 이벤트 당일 평균 1.1%, 바닥까지는 4.6% 떨어졌다. 바닥을 치기까지는 평균 19.7일, 낙폭을 모두 회복하기까지는 평균 43.2일이 걸렸다.
데트릭은 1963년 11월 22일 존 F 케네디 당시 미국 대통령이 암살된 사건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암살 사건이 일어나자 뉴욕증시 간판지수인 S&P500이 2.8% 떨어진 뒤 하루 만에 반등했다는 것이다. 뉴욕증시는 케네디 암살 이후 6개월간 오히려 역사상 가장 낮은 변동성 아래 가장 강력한 랠리 기록 가운데 하나를 장식했다.
2001년 9·11 테러는 미국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사건으로 꼽히지만, 이때도 뉴욕증시는 강한 회복력을 뽐냈다. 뉴욕 심장부를 강타한 테러는 S&P500을 하루 만에 4.9% 주저앉혔다. 11거래일 만에 낙폭을 11.6%까지 벌렸지만, 바닥을 치고 반등해 31일 만에 낙폭을 모두 회복했다.
2017년 북한 미사일 위기, 2019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사우디아람코에 대한 드론 공격 때도 S&P500은 각각 14일, 19일 만에 바닥을 치고 반등했다. 바닥까지 낙폭은 각각 1.5%, 4.0%에 불과했다.
데트릭은 미국 경제가 강력하고, 기업들의 실적이 탄탄하다며 뉴욕증시가 우크라이나 사태도 잘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미국 투자전문매체 벤징가는 우크라이나 사태보다 더 뉴욕증시 강세장을 위협하는 요인은 연준의 잠재적인 금리인상 공세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