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기준금리 예상 2023년 말 1.60%, 2024년 말 2.10%
채권시장선 2023·2024년말 1.50% 전망...경기악영향 우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사진=신화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사진=신화연합뉴스

미국 채권시장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최근 드러낸 매파(강경파) 성향을 의심하고 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맞서 금리인상 속도를 높여도, 그 폭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연준은 지난 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담은 점도표를 통해 현재 0~0.25%인 기준금리가 2023년 말 1.60%, 2024년 말에는 2.10%에 이를 것으로 봤다. 내년과 2023년에 각각 3회, 2024년 2회 등 총 8번의 금리인상을 예고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끝내는 내년 3월부터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채권 트레이더들이 예상하는 금리인상 폭은 연준 전망에 한참 못 미친다. 

블룸버그는 19일 유로달러 선물 계약에 반영된 금리가 2023년 말, 2024년 말 모두 1.50%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과도한 금리인상이 미국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연준이 곧 깨닫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댄 이바신 핌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정책 실수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이 많은 이들의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는 만큼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필요하지만, 이는 자칫 미약한 경기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것이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고문은 최근 블룸버그TV에 "시작이 늦으면 상황에 떠밀려 평소 원하는 것보다 빨리 움직여야 한다"며 "빨리 움직이면 뭔가 잘못을 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연준이 금리인상을 서둘다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얘기다.

투자자들은 이런 우려로 연준이 당장은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높이되, 고점은 예상보다 낮을 것으로 본다. 미국 장기국채 금리가 하락하면서 장단기 국채 수익률(금리) 차이(스프레드)를 반영한 수익률 곡선이 더 평평해진 게 그 방증이다. 

미국 국채 30년물-5년물 금리 차이(%포인트)/자료=FRED
미국 국채 30년물-5년물 금리 차이(%포인트)/자료=FRED

수익률 곡선은 장기국채 금리가 상대적으로 더 높기 때문에 우상향하는 게 보통이다. 우상향하던 곡선이 평평해지려면 장기국채 금리가 하락하거나 단기국채 금리가 올라야 한다. 금리인상 기대가 크면 단기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뛰지만, 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 장기국채에 수요가 몰리면서 장기국채 금리가 하락한다. 

시장에서는 최근 장기국채 금리 하락세에 더 주목하고 있다. 3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지난 3월 연고점인 2.51%에서 최근 1.81%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미국 국채 30년물과 5년물의 금리 스프레드는 수년 만에 고점을 찍은 지난 2월 167bp(1bp는 0.01%포인트)에서 최근 63bp로 떨어졌다. 

경기에 대한 우려가 더 강해지면 우상향하던 수익률 곡선이 아예 뒤집어질 수 있다. 수익률 곡선의 역전은  보통 경기침체의 전조로 풀이되고, 연준은 금리인하 압력을 받게 된다.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