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흥분은 시장 문제 알리는 신호
연준, 내년 기준금리 4번 이상 올려야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이 개인투자자(개미)들의 매수세 등으로 팽창한 금융시장의 수축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개미들이 흥분하는 건 보통 시장의 문제를 나타내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에 기준금리를 네 차례 이상 인상해야 할 것으로 봤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서머스는 이날 한 온라인 행사에서 금융시장이 상당한 '도취'(euphoria) 상태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암호화폐와 소셜미디어에 모인 개미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부상한 '밈주식'(meme stock), 기술주 등에 대한 투자 광풍을 문제 삼았다. 그는 "극도로 흥분한 개인투자자들은 보통 시장에 문제가 닥칠 것임을 알리는 신호"라고 말했다.
서머스는 개미들뿐 아니라 노련한 투자 전문가들의 움직임에서도 문제가 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봤다. 큰 리스크(위험)를 감수하고 높은 수익을 쫓는 이들이 많다는 지적이다. 그는 막대한 기부금이나 연금을 운용하는 펀드들이 이런 일을 하고 있는데, 지속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한동안 인플레이션 위험을 경고해온 서머스는 연준이 경제에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인플레이션 상승세를 통제하긴 매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인플레이션 압력을 억누르며 경제의 연착륙을 이루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역사적으로 봐도, 인플레이션 수준이 너무 높은 상황에서 연준이 대응하면 결국 경기침체가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로 서머스는 연준이 당장 모기지담보부증권(MBS) 매입을 중단하고, 내년 2월 말까지 국채 매입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그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자 한다면, 내년에 기준금리를 네 차례 이상 인상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연준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양적완화(자산매입) 규모를 매월 150억달러씩 줄이는 테이퍼링에 착수하기로 했다. 연준은 국채 800억달러, MBS 400억달러 등 매월 1200억달러어치의 자산을 매입해왔다. 테이퍼링 계획에 따르면 내년 6월이면 양적완화가 끝난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점점 거세지고 있는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응해 이날부터 이틀간 열리는 FOMC 정례회의에서 테이퍼링 규모를 월간 300억달러로 늘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경우 내년 3월 양적완화를 끝내고 금리인상 속도를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서머스는 이보다 더 강력하고 신속한 통화긴축을 주문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