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완성차 업체 혼다가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경쟁에 뛰어들었다. 미래 교통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세계 자동차 업체와 항공기 제작사의 차세대 교통수단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혼다는 지난달 30일 UAM의 핵심인 수직 이착륙 항공기(eVTOL)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UAM은 교통 체증을 해결하기 위한 지상 위 교통수단을 일컫는다. 도심 빌딩 숲 사이를 조용히 비행하는 eVTOL가 UAM의 중심이다.
UAM 시장은 2030년쯤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해, 앞으로 300조원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혼다의 eVTOL 사업 계획도 2030년으로 맞춰져 있다.
카와베 슌 혼다기술연구소 연구원에 따르면 혼다가 개발 중인 eVTOL은 가스터빈과 배터리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기체다. 항속거리는 400㎞로 배터리만을 동력으로 사용할 때보다 훨씬 멀리 날 수 있다. 도시 간 이동도 가능하지만 소음과 탄소배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가 관건이다.
배터리 성능이 앞으로 10~20년 정도 지나도 지금보다 5배 이상 좋아질 가능성이 거의 없다. 이 때문에 배터리에 가스터빈을 더한 하이브리드 동력을 채택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것이 혼다의 설명이다.
혼다는 이미 항공 자회사인 혼다에어크래프트 컴퍼니를 통해 소형 제트기를 생산하고 있어 하이브리드 eVTOL 개발에 유리할 전망이다. 혼다는 제너럴일렉트릭과 함께 개발한 제트엔진 기술도 보유한다.
다만, 혼다는 기술 발전에 따라 회사의 eVTOL에 배터리 탑재 용량을 늘리거나, 배터리만 동력으로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혼다의 참전으로 세계 eVTOL 경쟁은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이미 현대자동차와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 등이 eVTOL 개발을 시작했다. 항공기 제작사인 미국 보잉과 유럽 에어버스도 개발을 진행 중이다.
특히, 현대차는 자동차 업계에서 eVTOL 개발에 가장 적극적이다. 콘셉트 모델인 'S-A1'도 공개했다. 날개 15m, 전장 10.7m 길이의 S-A1은 8개의 로터가 탑재돼 활주로 없이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다. 조종사를 포함해 총 5명이 탑승할 수 있으며, 최대 약 100㎞를 비행한다.
최고 속력은 시속 290㎞, 5분 안에 충전이 가능한 고속 충전 시스템을 장착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앞으로 동력을 수소 연료전지로 바꿔 항속거리를 대폭 늘리는 방안도 시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물류를 위한 중대형 무인항공기 '카고 UAS'도 개발 중이다. 작은 화물을 나르는 드론 형태가 아니라 중대형 화물을 나르는 용도다. 현대차는 아직 인증 체계도 마련되지 않은 민간 여객 시장보다 무인 항공 물류 시장을 먼저 개척해 UAM 경쟁력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