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오리진 11분짜리 우주여행 티켓 313억원 낙찰
우주여행시장 경쟁 본격화...글로벌 여행업계 촉각

블루오리진의 우주선 '뉴셰퍼드'의 크루캡슐/동영상=블루오리진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하는 우주여행 티켓이 2800만달러(약 313억원)에 낙찰됐다. 

베이조스가 설립한 우주개발기업 블루오리진은 12일(현지시간) 온라인 생중계로 경매 결과를 발표했다. 전 세계 159개국에서 7600명에 달하는 이들이 응찰했다고 한다. 경매 시작 가격은 480만달러였다.

낙찰자가 누군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블루오리진은 몇 주 후에 낙찰자의 신원과 함께 네 번째이자, 마지막 우주여행 동반자(승무원)를 공식 발표하기로 했다. 베이조스와 그의 동생 마크까지 모두 4명이 동행한다.

우주여행은 오는 7월 20일에 예정돼 있다. 아폴로11호가 1969년 달에 착륙한 날이다. 

베이조스를 비롯한 4명은 블루오리진이 개발한 우주선 '뉴셰퍼드'(New Shepard)를 탄다. 자동비행 시스템을 갖춘 뉴셰퍼드는 2015년 이후 15회에 걸쳐 시험비행과 무중력 실험을 반복했다. 이번이 16번째 자동비행으로 사람을 태우고 뜨기는 처음이다. 

뉴셰퍼드라는 이름은 1961년 5월 5일 머큐리호를 타고 미국인 최초로 우주 비행에 성공한 앨런 셰퍼드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뉴셰퍼드는 높이 약 18m의 재사용로켓으로 캡슐 형태의 우주선(크루캡슐)과 엔진부 등으로 구성된다. 캡슐에는 최대 6명이 탈 수 있다. 각 좌석에는 넓은 창이 있어 우주를 내다볼 수 있다. 

뉴셰퍼드는 텍사스주 밴호른에서 쏘아올려진다. 비행시간은 약 11분이다. '여행'이라고 하기 민망할 만큼이나 짧다. 베이조스는 비행시대 초기에 하늘에 대한 사람들의 열정을 자극한 게 곡예사들이었다며, 우주여행 시도에 의미를 부여했다.  

뉴셰퍼드 크루캡슐 내부/사진=블루오리진
뉴셰퍼드 크루캡슐 내부/사진=블루오리진

◇우주여행시장 열린다...민간우주정거장에서 우주호텔까지 

우주여행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스페이스X, '괴짜 CEO' 리처드 브랜슨의 버진갤러틱 등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스페이스X와 버진갤러틱도 민간인을 위한 우주여행을 준비 중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2019년 6월 민간업체와 민간 우주비행사에 대한 국제우주정거장(ISS) 개방을 선언하면서 우주여행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한창 호황을 누리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위기를 겪은 글로벌 여행업계에서는 한동안 부자들의 전유물일 수밖에 없는 우주여행시장을 눈여겨 보고 있다.

미국 인터넷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이날 우주여행이 글로벌 여행시장의 '차세대 대물'(the next big thing)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며, 주목해야 할 회사들을 소개했다.

액시엄스테이션/사진=액시엄스페이스
액시엄스테이션/사진=액시엄스페이스

#액시엄스페이스(Axiom Space)...민간 우주정거장 짓는다

미국 휴스턴에 있는 이 회사는 지난 1월 NASA 우주비행사 출신인 자사 부사장 마이클 로페즈-알레그리아를 사령관으로 하는 4명의 민간인을 스페이스X의 유인우주선 '크루드래곤'에 태워 8일간 ISS로 보낸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6월에는 스페이스X와의 제휴 강화를 통해 ISS 프로젝트를 4개로 확대했다. 첫 ISS행은 내년 1월로 예정됐다.

엑시엄스페이스는 궁극적으로는 2028년까지 세계 최초의 상업용 민간 우주정거장, '액시엄스테이션'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냅튠캡슐/동영상=스페이스퍼스펙티브

#스페이스퍼스펙티브(Space Perspective)...기구 타고 성층권까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스페이스퍼스펙티브 같은 회사들은 짧지만 독특한 경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스페이스퍼스펙티브는 8명의 승객을 '냅튠캡슐'에 실어 우주 가장자리까지 가는 탄도비행을 계획하고 있다. 

냅튠캡슐은 기구 형태로 제작돼 대기권을 넘어 성층권까지 올라간다. 성층권 높이는 10~50㎞쯤 되는데, 냅튠캡슐은 19마일(약 30.6㎞)까지 비행할 수 있다. 승객들은 2시간 동안 지구를 내려다보며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 

첫 상업비행은 2024년 말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티켓 가격은 비행 초기(1~10회)에는 2만5000달러(약 2800만원), 11번째 비행부터는 1만2500달러다.  

#제로투인피니티(Zero2Infinity)...경쟁사보다 더 높이

이 회사 또한 대형 헬륨 기구를 비행체로 쓴다. 스페이스퍼스펙티브와 다른 점은 비행고도가 최고 22마일로 더 높고, 동시 탑승인원이 4명으로 더 적다는 점이다. 

환상적인 전망 속에서 식음료를 즐기며 일생일대의 사진 촬영 기회를 누릴 수 있다는 건 스페이스퍼스펙티브의 여행상품과 비슷하다.

보이저스테이션/사진=보이저스테이션 웹사이트
보이저스테이션/사진=보이저스테이션 웹사이트

#게이트웨이재단(The Gateway Foundation)...'우주호텔'에서 휴가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이 회사는 짧은 우주여행을 넘어 수일간의 '궤도휴가'(orbital vacation)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인공위성이 도는 저지구궤도(LEO)에 위치한 '우주호텔'을 통해서다.

게이트웨이재단은 오는 2027년 '보이저스테이션'(Voyager Station)이라는 이름의 최고급 우주호텔을 개장할 계획이다. 

인류 역사상 처음이 될 이 우주호텔은 개별 모듈 24개로 구성된다. 각 모듈에는 레스토랑 등 편의시설, 빌라, 연구소 등이 들어선다. 인공중력 기술이 적용돼 지상에서처럼 지낼 수 있다고 한다. 우주에 떠 있다는 점 말고는 사실상 일반적인 고급 호텔과 크게 다를 게 없는 셈이다. 우주 공간의 건축 구조물로는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회사 측은 아직 호텔비를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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