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D-5' 29일 3분기 성장률 발표...30%대 반등 전망

24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서클빌에서 유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P·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서클빌에서 유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P·연합뉴스]

미국 경제 성장률이 지난 3분기에 30%(전분기 대비 연율)대에 이를 전망이다. 적어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치가 된다.

미국의 3분기 성장률은 대선(11월 3일)을 닷새 앞둔 오는 29일(현지시간) 발표될 예정이다.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뒤처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겐 희소식이지만, 그가 이를 역전의 기회로 삼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美 3분기 성장률 30%대 반등 전망...내년까지 '보통 이상' 지속 기대 

미국 월가에서는 미국 경제가 지난 3분기에 30% 이상 성장했을 것으로 본다. 블룸버그 조사에서는 3분기 성장률 전망치가 30%로 집계됐고, 마켓워치는 31.8%에 이를 것이라는 게 유력 이코노미스트들의 관측이라고 전했다. 예상대로라면, 2분기 성장률 -31.4%를 만회할 수 있는 수준이다.

미국 경제 성장률 추이(전분기 대비 연율 %)[자료=FRED}
미국 경제 성장률 추이(전분기 대비 연율 %)[자료=FRED]

블룸버그는 코로나19 재확산이 미국 경제를 다시 침체에 빠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남아 있지만, 전문가들은 보통 수준보다 강력한 성장세가 3분기에 이어 4분기는 물론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주요 경제지표 개선 움직임에서 낙관론의 근거를 찾는다. 우선 미국의 실업률이 지난 4월 14.7%를 정점으로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블룸버그 조사에 응한 이코노미스트들은 내년 말 실업률 예상치(중간값 기준)로 6.1%를 제시했다. 

학교 폐쇄에 따른 육아 부담 탓에 집에 머물러야 했던 여성들이 다시 일터로 복귀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여성 노동참여율은 연초 60%에 달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4월에 54%대까지 떨어진 뒤 9월에는 55.6%로 회복됐다.

전문가들은 미국 주정부들이 경제에 다시 충격을 줄 수 있는 봉쇄(록다운)조치를 피하려 하는 데다, 정치권이 결국 미국 대선을 전후해 추가 재정부양에 합의할 것이라는 전망 아래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본다.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도 되살아나고 있다. 블룸버그는 전 소득계층에 걸친 소비지출이 지난해만은 못하지만, 전월대비로는 최근 4개월 연속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가처분 소득 대비 저축률이 지난 4월 이후 줄곧 낮아지고 있는 것도 소비 개선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주택경기도 회복세를 띠고 있다. 전미주택건설협회(NAHB)가 지난 19일 발표한 10월 주택시장지수는 85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소비가 살아나면서 기업 환경도 좋아지고 있다. 파산하는 기업 수가 눈에 띄게 줄었고,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제조업활동지수도 반등세가 뚜렷해졌다. 

미국 듀크대 푸쿠아경영대학원의 설문조사에서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대체로 2007~2009년 대침체 때보다 회사 미래를 더 낙관적으로 봤다.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파랑)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대선 지지율 추이[자료=리얼클리어폴리틱스]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파랑)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대선 지지율 추이[자료=리얼클리어폴리틱스]

◇"트럼프, '역전' 기회 삼기엔 너무 늦어"...4분기부터 성장세 둔화 우려도 

대선을 코앞에 두고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30%대의 3분기 성장률은 자랑할 만한 값진 성적표다. 안 그래도 그는 재임기간은 물론 대선 유세 내내 경제와 주식시장 성과를 자신의 공으로 내세워왔다.

마켓워치는 그러나 트럼프가 3분기 성장률로 역전을 꾀하기엔 너무 늦었다고 진단했다. 3분기 성장률이 대선을 불과 닷새 앞두고 발표되는 데다, 상당수 유권자들이 이미 우편투표를 했다는 이유에서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취합한 미국 내 주요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24일 현재 바이든 전 부통령이 지지율 50.8%로 트럼프(42.7%)를 8.1%포인트 차이로 앞서고 있다.

거스 포처 PNC파이낸셜서비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마켓워치에 미국의 3분기 성장률이 30%를 넘어도 전체 경제 규모는 지난해 말보다 3%가량 쪼그라든 상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팬데믹 사태의 충격을 아직 모두 극복하지 못한 상태라는 얘기다. 

마켓워치는 3%가 별로 크지 않은 숫자 같지만, 미국 경제에 이 정도 구멍이 뚫린 건 금융위기가 터진 2007~2009년 대침체 이후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3분기 성장률은 뒤를 돌아보는 후행지표로 4분기 이후 경제 상황을 보여주지는 못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경제에 상당한 불확실성이 아직 남아 있다는 의미다. 

포치는 무엇보다 추가 재정부양 없이는 미국 경제 회복세가 시들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이클 그레고리 BMO캐피털마켓 수석 이코노미스트 대리도 연방정부의 재정지원 중단에 따른 성장세 둔화를 우려했다. 3분기 성장률이 급반등하는 데 재정지원 효과가 컸던 만큼 지원 효과가 끊기는 4분기 성장률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는 "4분기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상당한데, 한 가지는 확실하다"며 "성장세가 의미있는 수준으로 둔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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