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미 국채, 금, 일본 엔화도 투매

전세계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공포에 일제히 미국 달러 사재기에 나섰다. 투자자들은 주식부터 미 국채, 금까지 팔아 치워 미친 듯이 달러 현금을 쌓고 있다.

세계 최대 기축통화 달러는 코로나 공포 속에서 그 위용을 뽐냈다. 미국, 유럽, 일본의 중앙은행들이 일제히 통화 부양에 나섰지만 달러 초강세를 막기는 역부족이다.

18일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주가는 급락하고 환율은 치솟았다. 한국 코스피와 코스닥은 장중 10% 가까이 폭락하며 일시적 거래중단인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가 동시 발동했다. 코스피의 시가총액은 1000조원 밑으로 내려 앉았다. 코스피 시총이 1000조를 밑돈 것은 2011년 10월 7일 이후 8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날 오후 들어 일본의 닛케이225지수 1.1%, 중국의 상하이 지수 2.2%, 홍콩희 항셍지수 4.2%, 호주의 ASX200지수 3.1%대 낙폭을 나타내고 있다. 

환율도 치솟았다. 달러-원 환율은 장중 1297.5원까지 치솟으며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2009년 7월 14일 이후 11년만에 최고로 올랐다. 원화 가치 급락이다. 

다른 아시아 통화도 추풍낙엽처럼 쓰러졌다. 심지어 달러는 안전통화라는 일본 엔보다 올랐다. 달러 가치는 엔에 대해 1% 올라 109엔으로 움직이고 있다. 호주 달러는 4.6% 급락해 2002년 이후 17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뉴질랜드 달러는 11년 만에 최저로 밀렸다. 영국 파운드는 35년만에 최저다. 

투자자들은 일제히 아시아 주식과 통화, 국채까지 팔아 치워 달러 현금을 확보하기에 혈안이 됐다. 코로나19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그 어느 위기보다 심각하며 전대미문의 경제 위기를 불러 올 것이라는 공포심이 극에 달했다. 결국 유일한 안식처는 미 달러 뿐이라는 분위기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8일 미 금융시장이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며 달러 현금만이 중요해졌다고 보도했다. 기업들과 투자자들이 코로나 리세션(침체) 공포에 바닥에 바싹 웅크린채 일제히 자산청산에 나섰기 때문이다.

달러 강세로 글로벌 신용경색이 심화할 수 있다. 미 달러를 확보하기 위해 주식 뿐 아니라 미 국채, 원유, 금까지 강력한 매도세에 휩싸인다. 그러면 달러 수요는 더 심화하고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라고 마켓워치는 전망했다. 

달러 강세는 특히 이머징 경제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다. 블룸버그는 "킹달러가 바이러스에 직격탄을 맞은 세계경제에 새로운 뇌관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싱가포르 소재 TD증권의 미툴 코테차 시니어 이머징마켓 전략가는 "달러 급등은 이머징에 새로운 충격을 가할 것"이라며 "달러에 대한 강력한 수요가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에 따른 달러 약세를 압도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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