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가의 상징인 황소상[사진=연합뉴스]
미국 월가의 상징인 황소상[사진=연합뉴스]

글로벌 증시가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에 시달리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랠리를 지속할 수밖에 없다고 스위스 투자은행 UBS가 진단했다.

그러면서 투자자들에게 단기적인 변동장세를 극복하고 시장에 남아 있으라고 조언했다. 단기 변동성을 장기적인 포석을 위한 기회로 삼아 증시 상승으로 이익을 볼 수 있는 종목들을 담으라는 것이다.

◇단기 악재 vs 중장기 호재 '3대 3'..."증시 오를 수밖에"

11일(현지시간) 미국 인터넷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UBS는 최신 투자노트에서 증시 변동성을 자극할 단기적인 악재와 중장기적인 랠리를 이끌 호재를 3개씩 꼽았다.

UBS는 우선 단기적으로 변동성을 높여 증시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악재로 ①미국 대선 ②미·중 갈등 ③유럽 경제봉쇄(록다운)를 꼽았다.

11월 3일 예정된 미국 대선의 경우, 투표 직후 승패가 확정되지 않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패하면 평화적 정권이양을 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그가 대법원까지 가는 길을 택하면 미국 헌법이 정한 대통령 취임식(내년 1월 20일)까지 혼란이 불가피하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두 나라는 지난 1월 1단계 무역합의를 통해 2년간 끌어온 무역전쟁을 일단락지었지만, 최근에는 기술패권을 놓고 다시 갈등을 빚고 있다. 

유럽에서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급증하며 경제봉쇄 조치가 확산되고 있는 것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UBS는 그러나 불가피한 단기 변동성을 극복하면 증시가 랠리를 지속할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중장기적인 증시 상승 국면에서 이익을 볼 수 있는 투자포트폴리오를 짜라고 했다.

UBS는 중장기 랠리를 기대하는 근거로 ①미국의 잠재적인 재정부양 합의 ②중앙은행의 통화완화 정책 ③코로나19에 대한 의료기술 발전을 들었다. 

UBS는 미국 정치권이 재정부양 규모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지만, 결국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봤다. 이에 더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초저금리 기조 아래 돈을 푸는 통화부양에 적극적이고, 백신과 치료제 등 코로나19 관련 의료기술의 발전 여지도 크다고 지적했다.

◇美중형주, 신흥시장 가치주, 英주식, 글로벌소비자브랜드 '강추' 

UBS는 투자자들이 증시의 다음 랠리를 누리려면 ①미국 중형주 ②신흥시장 가치주 ③영국 주식 ④글로벌 소비자브랜드 등을 포트폴리오에 담으라고 권했다.

미국 증시의 경우 가치주와 성장주 사이에서 뭘 택할지 고민하지 말고 중형주에 투자하라는 조언이다.

가치주는 기업 가치가 실적이나 자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주식을 말한다. 반면 성장주는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아 주가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아래 뉴욕증시 랠리를 주도해온 게 바로 성장주, 대개 기술주들이다.

UBS는 미국 중형주에 투자하면, 성장주에 대한 비중 축소 없이 경기회복 국면에서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중형주가 순이익 증가율로 내년까지 대형주를 압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UBS는 또 신흥시장 가치주가 지난 10년간 성장주에 뒤처지는 게 보통이었지만, 경기회복기에는 성장주를 따라 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더욱이 신흥시장 가치주는 저금리 환경에서 배당 매력도 크다는 지적이다.

이 은행은 2016년과 2018년 신흥시장 가치주가 성장주를 따라 잡았던 사례를 근거로 신흥시장 가치주가 향후 6~12개월 동안 증시가 등락할 때 신흥국 증시 대표지수인 MSCI신흥시장지수보다 10~15% 더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UBS는 영국 증시가 선진국 증시 가운데 가장 저평가 된 곳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전 세계 주요 증시를 반영하는 MSCI전세계지수(ACWI)보다 30% 낮은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10년 평균 할인율 10%를 한참 밑돌고 있는 것이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다른 대외 악재들과 맞물려 이 나라 증시 가치를 떨어뜨렸다.

UBS는 영국 주식이 내년 상장기업들의 실적 반등에 힘입어 상승세를 탈 것으로 봤다. 글로벌 경기회복, 유가 상승, 브렉시트 협상 타결 등이 영국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글로벌 소비자브랜드는 대규모 통화·재정부양정책의 수혜주로 꼽혔다. 특히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로 소득지원을 받는 이들의 소비가 글로벌 소비자브랜드 기업들이 생산하는 내구재로 쏠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팬데믹 사태로 여행이나 레저 등에 대한 지출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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