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그룹 "아직 주식 팔지 말라…거품 무시하지 말고 터질 때 팔라"
"두 지표, 아직 경고 신호 보내지 않아"…내년까지 시장 더 상승할 듯

사진=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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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그룹에서 미국 주식시장의 거품이 아무리 걱정돼도 아직 주식은 팔지 말라는 권고가 나왔다.

애덤 피켓 글로벌 매크로 전략가가 이끄는 씨티의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3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현재 미 주식이 거품 상태에 있다"면서도 "시장이 거품 구간으로 진입한 뒤에도 수익률은 높은 경우가 많으며 약세장에서 베팅하는 것은 거품 구간으로부터 벗어났을 때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몇 달 동안 주식이 과대평가됐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올해 하반기 들어 뉴욕 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멈출 줄 모르고 상승하면서 우려는 더 커졌다.

S&P500지수는 지난 4월 초순의 저점에서 35%나 상승했다. 경기조정주가수익비율(CAPE)이나 워런 버핏 지표 등 여러 밸류에이션 지표로 볼 때 이미 고평가된 상태인 듯했다.

CAPE란 노벨 경제학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학 교수가 창안한 것으로 물가를 반영한 S&P500지수와 주당순이익(EPS) 10년 평균값으로 산출한 주가수익비율(PER)이다.

주가가 지난 10년간 평균 EPS의 몇 배인지 보여주는 지표로 배수가 높을수록 주식이 고평가됐다는 뜻이다.

워런 버핏 지표는 미 상장기업의 시가총액을 미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비율이다. 닷컴 버블 당시 190%까지 상승한 바 있다.

이는 증시 가치가 경제 규모보다 빠르게 증가할 때 과열을 경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S&P500지수 추이 / 자료: 트레이딩이코노믹스
S&P500지수 추이 / 자료: 트레이딩이코노믹스

그러나 씨티의 전략가들은 시장에 아직 추가 상승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역사적으로 볼 때 현재의 주식 거품이 초기 단계에 해당한다면서 1929년 이후 발생한 8번의 거품 사례를 분석한 결과라고 밝혔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완화정책을 다시 시작했다. 일반적인 주식 거품 시기에는 드문 일이다.

씨티의 전략가들은 "과거 모든 거품 시기에 연준이 금리를 인상했으나 지금 연준은 인하하고 있다"며 "따라서 포지션을 유지하라"고 조언했다.

연준이 금리를 예상보다 많이 인하할 가능성도 있다. 투자자들은 향후 6개월간 0.75%의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있지만 씨티는 1.00%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이는 주가 상승을 더 이끌 또 하나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

씨티의 전략가들은 "거품을 무시하지 말고 거품이 터질 때 팔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언제 팔아야 할까. 언제 시장에서 빠져나와야 할까.

씨티는 두 지표가 매도 시점을 알려줄 수 있다고 밝혔다.

그 중 POLLS 지표는 시장 포지셔닝, 낙관론, 유동성, 레버리지, 스트레스 등을 종합적으로 측정한 것이다.

이 수치가 특정 수준 이상으로 올라가면 거품이 터지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씨티는 POLLS 지표가 18 이상일 때 시장에서 이탈하면 위험조정 수익률이 개선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 지표는 13 수준이다.

그리고 ‘When the Generals Fail’이라는 지표라는 게 있다.

이 지표는 시장 전반이 실패하고 약세가 심화하는 상황을 묘사한 일반적인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여기서 ‘장군’(Generals)은 으레 리더나 강력한 플레이어를 의미한다.

따라서 ‘장군들이 실패한다’는 것은 시장의 핵심 동력이나 주요 참여자들이 약해지고 실패하는 상황을 뜻한다.

이는 S&P500지수를 이끄는 주요 주식 7종목 가운데 3종목 이상이 20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내려갈 경우 시장은 하락세로 전환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씨티는 현재 이 지표도 아직 경고 신호를 보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몇 주 동안 월스트리트의 주요 증시 약세론자들은 증시 거품에 대한 경고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매도측(Sell Side) 애널리스트는 연말과 내년까지 시장이 더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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