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보어드바이저 앞세운 디지털 혁신 경쟁도 가속

퇴직연금 적립금에서 타깃데이트펀드(TDF)가 차지하는 비중이 해마다 증가하는 가운데 시장 주도권을 놓고 은행권과 증권사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퇴직연금 적립금에서 타깃데이트펀드(TDF)가 차지하는 비중이 해마다 증가하는 가운데 시장 주도권을 놓고 은행권과 증권사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퇴직연금은 더 이상 먼 미래를 위한 준비가 아니라, 당장의 재무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이에 따라 은행과 증권사 간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시장점유율과 수익률, 상품 구성, 서비스 다각화까지 전방위적 주도권 다툼이 벌어지는 상황이다. 이에 <비즈니스플러스>는 단순한 금리 비교를 넘어, 업계 전반에서 어떤 경쟁이 전개되고 있는지 짚어본다. <편집자 주>

퇴직연금 적립금에서 타깃데이트펀드(TDF)가 차지하는 비중이 해마다 증가하는 가운데 시장 주도권을 놓고 은행권과 증권사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TDF는 투자자가 은퇴하고자 하는 목표 시점에 맞춰 자산 비중(주식·채권 등)을 자동으로 조정해주는 펀드다. 은퇴 전에는 자산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추고, 은퇴에 가까워질수록 안전성을 우선하는 구조로 퇴직연금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현재 국내 TDF 시장은 증권사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약 33%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중이고, 삼성자산운용이 약 16%, KB자산운용이 약 15%를 기록하고 있다. 이들 주요 증권사 3곳이 전체 TDF 시장의 약 64%를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증권사는 적극적인 리스크 감수와 고수익 추구 성향의 고객이 많아 테마형, 액티브 ETF 조합 및 해외 주식 TDF 상품을 강조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은 TDF에서 ETF 패시브 운용뿐 아니라 액티브 전략을 병행하며 수익성 극대화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TDF를 출시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DF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미래에셋전략배분TDF' 시리즈는 주식, 채권, 부동산, 인프라 등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하고 있으며 '2045년형 TDF'는 3년 수익률 39.72%를 기록 중이다. 올해는 퇴직연금 전용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M-ROBO'를 출시해 인공지능(AI) 기반 맞춤형 연금관리 솔루션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의 TDF 시장 점유율은 최근 5년간 점진적으로 증가하며 현재 약 16% 수준에 이르렀다. 2023년 이후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본격 운용되면서 안정성을 강조하는 은행권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결과다. 특히 주요 시중 은행들이 고객 맞춤형 서비스와 대면 상담을 강화하며 중장년층 중심으로 신뢰를 쌓아 점유율을 키웠다.

하나은행의 'TDF 시리즈'는 올해 1분기 기준 적극투자형, 중립투자형, 안정투자형 등 TDF 3개 부문 수익률에서 은행권 1위를 기록했다. 또한, AI 기반 로보어드바이저 일임 서비스, 카카오톡 채널을 통한 맞춤형 투자 포트폴리오 구독서비스 등 디지털을 활용한 연금자산관리 방식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KB 온국민 TDF' 역시 AI 기반 운용과 상장지수펀드(ETF) 활용에 주력하며 생애주기별 세분화된 상품 포트폴리오와 고객 맞춤형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두 업권이 각각의 강점과 전략을 바탕으로 경쟁하는 만큼 금융사들도 더욱 다양하고 혁신적인 장기 상품을 발굴하며 고객 니즈에 부응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맞춘 퇴직연금 구성을 위해 철저한 상품 선정 및 관리 체계를 구축해 장기 운용에 적합한 상품을 엄선해오고 있다"며 "앞으로도 소중한 연금 자산을 맡겨주시는 손님들을 위해 안정성과 운용역량을 바탕으로 보다 정교하고 다양한 연금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류지현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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