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모으는 일은 늘 '참아야 하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게임처럼 성취감을 느끼고, 이벤트처럼 설레며, 보상처럼 달콤한 금융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단순히 원금과 이자를 따지는 계산기를 넘어, 저축의 과정을 '즐길 만한 경험'으로 바꾸려는 시도다. 이번 기사에서는 앱 하나로 손쉽게 시작해 재미와 동기부여, 그리고 실질적인 저축 효과까지 동시에 챙길 수 있는 금융상품들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최근 금융권은 젤리 찾기부터 나무 키우기, 가위바위보까지 게임 요소를 접목한 금융상품들을 속속 내놓으면서 금융에 대한 진입장벽을 낯추는데 노력하고 있다.  

◇토스뱅크 '게임 저금통'과 '키워봐요 적금'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게임 저금통'을 지난 5월에 출시했다. 이 상품은 출시 하루 만에 10만 계좌를 돌파했다. 이는 고객들에게 선보인지 약 15시간만으로 1초에 약 2명의 고객(1.85명)이 게임 저금통에 가입한 셈이다. 게임 저금통은 하루 100원씩 저금해 게임을 통해 블록을 깨고 '젤리'를 찾는 재미를 제공하는 자유입출금 통장이다. 각 블록을 깨려면 100원을 저금해야 하며 젤리를 찾으면 즉시 랜덤 보상금이 지급된다. 총 30개의 스테이지를 완료하면 누적된 보상금을 출금할 수 있다. 최근 '젤리 친구' 기능이 추가돼 최대 5명의 친구와 함께 게임 기회를 주고받으며 공유할 수도 있다. 또한, '키워봐요 적금'은 6개월 단기 자동이체 적금으로, 매주 성공적으로 저축할 때마다 동물 캐릭터가 성장하는 게임 요소가 핵심이다. 실패시에도 기본금리 연 2.0%가 보장되고 최대 우대금리는 연 4.5%이다.

◇케이뱅크 '돈나무 키우기'

케이뱅크의 '돈나무 키우기'는 케이뱅크 앱 내에서 가상의 나무를 키우면서 단계별로 현금 보상을 받는 게임형 리워드 서비스다. 이용자는 앱에 접속해 매일 출석 체크를 하고 금융 미션(송금, 입금, 타행계좌 연동, 카드 사용 등)을 수행하며 '물주기'와 '영양제 주기'로 나무를 성장시킨다. 돈나무는 총 7단계(빼꼬미, 팔랑초, 쑥쑥이, 싹싹이, 무럭이, 피어나무, 열매나무)까지 자라며 각 단계마다 소액 현금 보상이 즉시 케이뱅크 계좌로 입금된다. 최종 7단계 완료시 최소 200원부터 최대 10만원까지 랜덤 현금 보상을 받을 수 있다. 하루 최대 여섯 번까지 미션 수행이 가능하며 친구 초대 시에도 추가 혜택이 주어진다. 케이뱅크 측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약 230만명 이상이 2000만 그루 이상의 돈나무를 키웠다.

◇IBK기업은행 'IBK랜덤게임적금'

IBK기업은행의 'IBK랜덤게임적금'은 모바일 앱 전용 자유적립식 적금으로 게임(가위바위보, 주사위 홀짝, 참참참)에서 승리하면 우대금리를 받는다. 적립금 납입을 통해 하루 최대 2회 게임에 참여할 수 있다. 금리는 기본 연 1.0%에 가입 전 마케팅 문자 수신 동의시 연 1.0%포인트와 게임 승리시 0.1%포인트씩 최대 13.0%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더해 최대 연 15.0%다. 100일간 하루 최대 5만원, 가입 기간 내 총 50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다.

◇광주은행 '눈치게임적금'

광주은행의 '눈치게임적금'은 1대1 랜덤 매칭된 가입자끼리 게임 미션을 수행하며 우대금리를 받는 적금 상품이다. 가입자는 스마트뱅킹이나 모바일웹뱅킹을 통해 12개월 동안 매월 20만원의 정액 적립을 하면서 1:1로 랜덤 매칭된 상대와 '눈치게임'을 수행한다. 만기까지 모든 납입을 완료하고 매칭된 두 명 중 한쪽이 중도 해지할 경우 만기 해지한 가입자에게 최대 연 4.0%의 매칭 우대금리가 추가로 적용된다. 기본 금리는 연 1.0%이고 미션 성공 및 게임 참여시 최고 연 6.0%까지 우대금리가 제공된다.

◇전북은행 '3초 플레이 적금'
전북은행의 '3초 플레이 적금'은 가입자가 3초를 정확히 맞추는 단순한 게임에 참여하는 6개월 단기 상품이다. 매월 1만원~50만원 정액 적립할 수 있다. 가입 월부터 5개월 동안 매월 최대 20회, 총 100회까지 게임에 참여할 수 있다. 기본금리 2.0%에 게임 점수와 참여 횟수에 따라 우대금리가 부여돼 최대 연 6.0%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모바일 앱 '쏙뱅크'에서 가입 가능하다.

류지현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