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2029년 2338억달러 전망…국내는 여전히 초기단계

사진=삼성생명
사진=삼성생명

국내 보험업계가 임베디드 보험을 두고 여전히 걸음마 단계에 머무는 가운데 글로벌 시장은 폭발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19일 보험업계 관계자는 임베디드 보험 시장에 대해 "전체 매출의 0.1%도 되지 않는 극소수"라며 "임베디드 보험은 아직 초기 단계로 정의와 집계 기준조차 회사마다 달라 구체적인 규모를 추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사례는 통신사 휴대폰 파손보험, 일부 가전·수입차 보증 연장 서비스 정도에 한정돼 있다. 

임베디드 보험은 전자상거래·자동차·헬스케어 등 비보험 영역의 상품과 서비스에 보험을 결합해 소비자가 필요시점에 자연스럽게 가입할 수 있도록 한 새로운 형태의 금융서비스다. 여행 플랫폼에서 항공권 구매시 여행자보험을 함께 가입하거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전자제품 구매시 파손·보증 연장 서비스를 선택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반면 글로벌 시장은 이미 고속 성장 궤도에 올랐다. 시장조사기관 CoinLaw의 지난달 '2025년 임베디드 보험 산업 통계' 자료에 따르면 임베디드 보험 규모는 지난해 975억7000만달러에서 올해 1164억9000만달러로 19.4% 늘었다. 업계는 이 같은 성장세가 이어져 2029년에는 2338억30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동차 부문이 32%를 차지하며 시장을 이끌고 있고 헬스케어와 여행 분야에서도 비중이 확대되는 추세다.

기술 혁신도 성장의 기반이다. 현재 글로벌 임베디드 보험사의 73% 이상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인수 심사를 개선하고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고 있으며 87%는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기반 실시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IoT(사물인터넷)와 머신러닝 기술 도입으로 보험사기 방지와 클레임 자동화가 가능해지면서 고객 경험이 크게 개선됐다.

국내에서도 삼성생명은 지난해 4월 '굿데이 일상생활플랜보험'을 출시하며 생활 밀착형 임베디드 상품에 나섰고 KB손해보험은 같은 해 대학생 공모전을 통해 신상품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등 시도에 나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은 해외에 비해 A/S 접근성이 훨씬 높다 보니 굳이 임베디드 보험을 통해 별도 보장을 받을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전자제품이나 자동차가 고장나더라도 제조사나 판매사의 서비스망이 촘촘하게 깔려 있어 수리·교환이 신속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보험이 개입할 여지가 상대적으로 줄어든다"고 말했다.

다만 임베디드 보험의 성장을 대비해 보완해야 할 문제점도 제기된다. 보험연구원은 올해 초 보고서를 통해 임베디드 보험의 확산으로 인한 리스크로 △개인정보 취약 △비대면 판매 확산과 설명의무 공백 △자동 포함 설계와 소비자 선택권 침해 등을 예로 들었다. 

임베디드 보험의 경우 다수의 비금융 및 핀테크 기업들이 얽히며 개인정보가 과다 활용되거나 유출될 수 있다. 또 비대면 및 간편가입으로 핵심 정보가 누락되거나 상품에 대한 이해 확인이 미흡해 설명의무 위반 소지가 높다. 아울러 자동 가입 및 기본 포함 설계로 소비자의 선택 기회를 축소할 수 있다. 

이정우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디지털 기술 및 방대한 데이터에 기반한 소비 행태를 고려해 볼 때 향후 임베디드 보험의 확대 속도는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을 가능성도 있다"며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절한 규제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연성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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