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제강 등 수혜 기대감 고조…경제성·정치 변수 리스크도 상존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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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면서 국내 강관업체 주가가 급등세를 나타냈다. 대규모 수주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경제성과 정치 변수에 따른 리스크도 상존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8일 한국거래소에서 동양철관은 전 거래일 대비 27.65% 뛴 1962원으로 정규장을 마쳤다. 하이스틸도 14.65% 오른 4500원, 넥스틸은 10.75% 상승한 1만5760원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SK오션플랜트는 3.76% 올랐고, 세아제강은 3.16% 뛰었다.

이는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국내 기업이 참여할 경우 대규모 수주 잭팟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알래스카 북부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약 1300km(800마일) 떨어진 남부 항구까지 초대형 파이프라인으로 운송한 뒤 이를 액화해 수출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은 사업비로 약 440억달러(약 65조원이) 투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매머드급 사업인 만큼, 미국 정부는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의 참여를 강하게 요청 중인 상황이다.

최근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고위급 통상협상을 마친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4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국 측이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한국 참여를 강하게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구체적인 경제성 등 관련된 여러 부분들은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다만 프로젝트를 둘러싼 시선은 엇갈린다. 경제성 논란 때문이다. 얼어붙은 지역에 파이프라인을 설치하는 만큼, 공사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정치적 리스크도 있다. 이번 사업은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추진됐으나, 바이든 행정부가 기후변화 대응과 환경 문제를 이유로 중단시킨 바 있다. 최소 1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정권 교체 시 사업이 중단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가 국내 강관업체에 대규모 수주 기회와 실적 개선 기대감을 안겨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진범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지난 3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가 아직 한·미 양 국가 간 협의 단계에 있어 불확실성이 잔존하지만, 사업 진행 시 세아제강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알래스카 프로젝트에 대해 우리나라 정부가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고,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상이 남아 있어 사업 참여 성사 여부를 확신하긴 어렵다"면서 "주가가 크게 오른 상황이라 투자 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양성모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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