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부터 냉장고 등 8개 품목 대상…실적 부진 속 공급망 비상

 

미국이 외국산 철강 및 알루미늄을 사용한 냉장고와 세탁기 등 가전제품에도 50%에 달하는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한국 가전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챗GPT 생성 이미지
미국이 외국산 철강 및 알루미늄을 사용한 냉장고와 세탁기 등 가전제품에도 50%에 달하는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한국 가전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챗GPT 생성 이미지

미국이 외국산 철강 및 알루미늄을 사용한 냉장고와 세탁기 등 가전제품에도 50%에 달하는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한국 가전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당장 미국산 철강 제품으로 공급망을 돌리기 어려운 상황이어서다. 미국이 자동차 관세도 추가 인상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어 한국 주력 수출 산업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시행이 예고된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에 대비해 각 기업은 대책 마련에 열중하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12일 연방 관보를 통해 50% 관세 부과 대상인 철강 파생상품 목록에 냉장고, 건조기, 세탁기, 식기세척기, 오븐 등의 8개 품목을 추가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 기업들은 생산지 이전을 검토하고 있지만 새 공급망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 3월부터 추가 관세 대상인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및 파생제품의 범위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대상 품목이 워낙 광범위한 탓에 이들의 수요를 미국에서 다 감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관세 부담을 줄이고자 상대적으로 값비싼 미국산 철강재를 사용하는 것이 이득인지 여부도 계산해봐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에서 생산 중인 제품도 관세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삼성전자는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에서 세탁기를, LG전자는 테네시 공장에서 세탁기와 건조기를 생산하고 있지만 미국산 철강을 사용하지 않으면 관세 면제가 어렵다. 

아울러 올해 수출이 부진한 한국 가전업체들의 실적 전망도 어두워졌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4월 한국산 냉장고의 대미 수출액은 4억1579만달러(약 57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5.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세탁기를 비롯한 가전용 회전기기의 대미 수출액도 1억7581만달러로 1년 전보다 17.0% 줄었다. 

이에 가전업계의 전략 재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프리미엄 제품 확대와 글로벌 생산 거점의 유연한 운영을 통해 일부 물량의 생산지를 이전함으로써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LG전자는 "제조 원가 개선, 판가 인상 등 전체 로드맵은 이미 준비돼 있다"며 판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는데 관세로 인해 가격까지 오르면 수요가 크게 줄어들까 걱정이다"며 "가전업체의 경우 제품 테스트도 해야 하기에 단기간에 철강 공급처를 구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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