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필두로 엔씨소프트·컴투스 등 잇달아 진출
현지화된 소재와 저사양기기 맞춤형으로 '인기'

'BGMI' /사진=크래프톤
'BGMI' /사진=크래프톤

중국을 넘어 인도가 '게임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젊은 인구, 모바일 중심 환경, 정부의 디지털 육성 정책이 맞물리면서 성장 속도가 가파르다. 이제 게임은 단순한 오락을 넘어 인도의 신산업이자 수출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인도가 글로벌 게임 시장의 새로운 주인공으로 부상할지 주목할 시점이다. △인도 게임산업의 현 상황 △인도 게임의 특징 △한국 게임회사의 인도 진출 현황 등 3회에 걸쳐 인도 게임산업의 현황을 진단하고 한국 게임사의 진출 방향을 모색해본다. [편집자주]

인도 게임산업의 잠재된 큰 성장성을 보고 뛰어든 한국 게임사들이 눈길을 끈다. 인도 국민게임이 된 배틀그라운드는 물론, 인도 신화를 스토리로 삼은 현지화 게임으로 인도인들의 마음을 두드리고 있다.

선두주자는 크래프톤이다. 크래프톤은 e스포츠, IT,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일찌감치 인도의 가능성을 보고 2020년 인도법인을 설립했다. 현지법인과 별도로 2년 반 전 한국 본사 내 인도지원팀을 꾸려 인도 시장의 적극적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전세계 히트작인 '배틀그라운드'를 기반으로 인도 시장에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BGMI)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또 저사양기기용으로 BGMI를 다운그레이드한 '프리파이어맥스'도 BGMI와 함께 양대산맥으로 인도 시장을 이끌고 있는 크래프톤의 대표 게임이다.

BGMI는 출시 3년 만에 인도 국민 게임으로 자리잡으면서 애플리케이션 매출 순위 1위를 달성했다. 이용자 수만 1억8000만명에 달한다. 

인도 역사상 최초로 TV로 생중계된 e스포츠 종목으로 동시 시청자 수 2400만명, 전체 누적 시청자 수 2억명을 기록했다.

◇신화 속 가루다 게임 소재로 

크래프톤의 인도 진출 비결은 '현지화'다.

인도 인플루언서, 프로선수 등을 통한 마케팅 등 현지 협력과 투자를 통해 인도인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특히 인도 국민 스포츠인 크리켓 선수 등을 통한 홍보가 한창이다.

또한 지난해 3월 국내 개발사 알케미스트게임즈의 모바일 게임 '엔젤 사가'를 인도 시장에 출시하면서, 게임명을 인도 신화 속 힌두교·불교에서 매우 신성시하는 새의 이름을 딴 '가루다 사가'로 바꾸고 스토리라인과 캐릭터도 인도 신화와 결합해 현지화한 버전으로 선보였다.

'가루다사가' /사진=크래프톤
'가루다사가' /사진=크래프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크래프톤이 인도·신흥시장에 투자한 누적 총 투자금액은 약 2281억원이다. 지난해 3월에는 인도 구자라트주 정부와 e스포츠·게임 생태계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도 후발주자로서 인도 시장 공략을 위해 뛰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2022년 10월 인도 중심의 성장단계 기술 기업 파트너 확보를 위해 파라마크케이비제1회 사모투자 합자회사에 120억원을 투자했다.

컴투스는 지난해 5월 '인도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IGDC) 데브 데이 2024'에 자회사 컴투스플랫폼이 골드 스폰서 자격으로 참가해 현지 진출을 위한 전략적 교두보를 마련했다.

'인도의 실리콘 밸리'라 불리는 벵갈루루를 포함, 델리, 푸네 등 주요 3개 도시에서 현지 게임 관계자들과 교류하며 인도 시장 진출을 모색했다. 특히 컴투스는 글로벌 서비스에 최적화된 게임 백엔드 서비스(GBaaS) 플랫폼인 '하이브'(Hive)를 기반으로 인도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한다는 전략이다. 

하이브는 전세계 16개 주요 언어 지원, 국가별 특화 인증 시스템, 글로벌 결제 시스템 등 현지화된 서비스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인도 시장에서 게임 개발사들이 콘텐츠 개발 외적인 영역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핵심 개발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컴투스플랫폼은 인도뿐만 아니라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 신흥시장의 개발자 행사에 적극 참여하며 현지 네트워크를 넓히고 있다.

◇저사양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쿠키런'

데브시스터즈는 지난해 12월 크래프톤과의 협업을 통해 '쿠키런' 시리즈로 인도 시장에 진출했다. 특히 저사양기기용으로 게임을 최적화해 저렴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인도 대다수 소비자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데브시스터즈는 인도 시장이 모바일 게임 경험이 막 형성되고 있는 초기 시장인 만큼, 쉽고 부담 없이 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 직관적인 게임인 '쿠키런 인도'를 선보였다. 이를 위해 인도 디저트 콘셉트의 오리지널 쿠키, 랩, 로비, BGM 등 현지 문화를 반영한 인도풍 콘텐츠와 함께, 경쟁 플레이를 선호하는 인도 유저 특성을 고려해 신규 모드 및 랭킹 시스템을 도입해 소셜성을 강화했다.

용감한 쿠키를 주제로 온오프라인에서 활발한 마케팅 활동도 펼쳤다. 온라인 채널 유저와의 적극적인 소통은 물론, 지난해 11월에는 핵심 IT도시인 하이데라바드에서 사흘간 열린 인도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IGDC) 현장에서 쿠폰 이벤트를 진행하며 직접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쿠키런 인도' /사진=데브시스터즈
'쿠키런 인도' /사진=데브시스터즈

전문가들은 "인도는 스마트폰 보급률과 젊은 인구 비율이 높아 게임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평가받는다"며 "한국 게임사들도 현지화된 게임과 네트워킹을 통해 인도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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