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 비중 '1%'에 불과…모바일 중심, 매년 성장세 30%
'가장 빠른 성장 국가'…정부 지원에 시장 확대 가속도 붙을 듯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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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넘어 인도가 '게임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젊은 인구, 모바일 중심 환경, 정부의 디지털 육성 정책이 맞물리면서 성장 속도가 가파르다. 이제 게임은 단순한 오락을 넘어 인도의 신산업이자 수출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인도가 글로벌 게임 시장의 새로운 주인공으로 부상할지 주목할 시점이다. △인도 게임산업의 현 상황 △인도 게임의 특징 △한국 게임회사의 인도 진출 현황 등 3회에 걸쳐 인도 게임산업의 현황을 진단하고 한국 게임사의 진출 방향을 모색해본다. [편집자주]

태동하는 인도 게임산업이 '제2의 중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인도 게임산업이 글로벌 게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1%를 조금 넘는 수준이지만, 6억명에 육박하는 게임 인구를 바탕으로 모바일을 중심으로 매년 30%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미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을 품게 한다.

전문가들은 "인도 게임산업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중 하나"라며 "젊은 인구와 모바일 인프라의 발전, 저렴한 데이터 비용, 정부의 디지털 저액 지원에 힘입어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 중"이라고 말한다.

◇6억 인도 게임인구, 중국 이어 2위

26일 현지 매체 비즈니스스탠다드·아쌈트리뷴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3년새 인도의 게임인구는 4억2500만명~5억6800명 규모로 늘었다. 이중 66%는 비도시 지역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 게임 열풍이 대도시를 넘어 인도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원스토어와 게임업계에 따르면, 이같은 인도 게임인구 수는 중국(7억5000만명)에 이어 세계 2위다. 3~4위는 미국(1억9100만명)과 일본(1억200만명)이다. 한국은 3400만명 수준이다. 

인도 게임산업의 연평균 성장률은 2020~2023년 기간 평균 28%로 주요 게임산업국 중 최고 속도를 구가하고 있다. 미국(9%)이나 중국·일본(각 7%), 한국(5%), 독일(2%)이 모두 한자릿수대 머무르는 것과 대조적이다.

시장조사기관 호라이즌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올해부터 2030년까지 인도 게임시장은 연평균 14.4%씩 성장할 전망이다. 2030년이 되면 중국에 이어 인도가 글로벌 게임 시장을 선도하는 주요 게임산업국으로 떠오를 것으로 점쳐진다.

2018-2030년 기간 인도 게임 시장의 성장 추이 (US$M) /사진=호라이즌그랜드뷰리서치
2018-2030년 기간 인도 게임 시장의 성장 추이 (US$M) /사진=호라이즌그랜드뷰리서치

반면 글로벌 게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원스토어에 따르면, 인도가 1.10%로 미미한 수준이다. 한국도 4.30%로 독일(3.60%)을 소폭 앞서고 있고 주류 시장은 두자릿수대인 미국(24%)과 중국(25%), 일본(11%)이다.  

인도의 글로벌 내 입지는 점차 커지고 있다. 호라이즌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기준 글로벌 시장 내 비중은 인도가 5.2%까지 확대된 상태다. 

인도 게임산업의 특징은 모바일 비중이 압도적이라는 것이다. 원스토어에 따르면, 전체 게임인구에서 모바일로 게임에 참여하는 비중은 인도가 94%로, 인도인 10명 중 9명은 모바일 기기로 게임을 한다. 다른 나라들을 보면, 중국이 62%로 높은 편이고 일본(48%), 미국(37%), 한국(36%), 독일(43%) 순이다.

Pwc 인디아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는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다운로드 수 세계 2위에 올랐다. 인도의 모바일 게임 다운로드 수는 미국이나 브라질 대비 3.5배에 달한다. 인도에서는 2024년에만 2300만명의 신규 모바일 게임 인구가 진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엔씨소프트·블리자드 출신으로 현재 원스토어를 운영하는 전동진 대표는 지난 22일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에서 열린 인도 게임산업 세미나에서 "중국과 인구를 견줄 만한 나라는 인도"라며 "인도가 (지금처럼) 매년 28% 성장한다면 산술적으로 2041년에 중국을 추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도의 6억 인구가 게임산업에 밀물처럼 급속도로 밀려든다면 머지않아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 게임시장으로 인도가 등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나자라테크놀로지의 니티시 미터세인 CEO도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게임이 사회·경제적 현상이 된 글로벌 시장에서 인도는 더 이상 소비국이 아니다"라며 "인도 로컬 리더들이 글로벌 대형사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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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게임시장 규모만 놓고 보면 인도가 중국의 10분의 1 수준이다.

원스토어에 따르면, 중국의 게임시장 규모는 약 470억달러 규모인 반면에, 인도는 약 34억달러 규모다. 그러나 인도는 세계에서 청년 인구(18~44세)가 가장 많고 스마트폰 보급률이 급격히 증가해 모바일 게임이 주를 이루는 점이 기대 요인이다.

또한 인도는 세계에서 데이터 비용이 가장 저렴한 편으로 인터넷 접근성이 크게 향상된 상태다. 

◇중국과 달리 인도는 "당국 규제 우려 적어"…성장 기대감

무엇보다 정부의 규제 우려가 적은 점이 큰 장점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의 경우, 중국 정부가 청소년들의 게임 과몰입(중독)을 막기 위해 심야시간에 온라인 게임을 금지하는 게임 셧다운제가 언제 다시 부활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항상 존재한다"며 "현재 한국 게임회사들이 중국 시장에서의 수출실적이 좋더라도 셧다운제가 발생하는 순간 실적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반면에 인도는 '디지털 인도' 정책 아래, 정부 차원에서 게임산업 육성을 위한 태스크포스 설립, 세제 및 규제 프레임워크 마련 등 적극적인 지원을 펼치고 있다.

니티시 미터세인 CEO도 "인도의 모바일-퍼스트 생태계와 높은 인터넷 보급률, 기술친화적인 청소년이 인도 게임 시장에 비옥한 토양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인도 시장의 성장과 성공 사례는 외국 게임사들의 진입을 촉진할 것"이라며 "향후 글로벌 게임산업에서 인도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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