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거버가와사키의 CEO…테슬라 주가는 최근 저점 대비 52% 상승
"큰 감흥 느끼지 못해"…"여전히 많은 테슬라 주식 더 팔 수도"
"테슬라, 새 리더 영입하거나 이미지 회복하고 훼손된 브랜드 회복해야"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장기 투자자였으나 현재 테슬라에 대해 비관적인 입장으로 돌아선 자산운용사 거버가와사키의 로스 거버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올해 1분기 테슬라 주식을 추가 처분했다.
거버가와사키의 최신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거버 CEO는 테슬라에 대한 비관적 전망을 실질적인 매도로 보여줘 2만6000주 이상, 다시 말해 전체 보유 지분의 약 10%를 처분했다.
이는 해당 분기 동안 거버가와사키가 가장 많이 매도한 주식이다.
거버가와사키는 분기 중 정확히 언제 테슬라 주식을 팔았는지 밝히지 않았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1분기 35% 하락한 뒤 2분기 들어 반등해 4월 저점 대비 52% 상승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정부효율부(DOGE) 일에서 손떼겠다고 발표한 것이 촉매제였던 셈이다.
최근 몇 주 사이 관세 악재가 다소 누그러지면서 전반적인 시장 랠리 속에서 테슬라 주가는 동반 상승했다. 그러나 여전히 지난해 후반 고점 대비 29% 정도 하락한 상태다.
거버 CEO는 최근 경제 전문 인터넷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 인터뷰에서 테슬라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 여러 사건에도 큰 감흥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머스크 CEO의 정부효율부 퇴장과 미국과 중국의 무역 진전이 긍정적 요소라면서도 테슬라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해주진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달 머스크 CEO의 약속에 대한 투자자들의 낙관론이 잘못된 것이라면서 그의 복귀가 테슬라 비즈니스에 되레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머스크 CEO 본인이 여전히 큰 문제라는 것이다.
거버 CEO는 "테슬라 브랜드가 이미 타격을 입었다"며 "머스크 CEO가 정부효율부 일에서 한발 물러선다 해도 별 소용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지난 3월 테슬라 주가가 급락하자 더 이상 상승 가능성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거버 CEO는 일부 사용자의 기술 관련 문제 제보에 대해 언급하며 완전자율주행(FSD)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바 있다.
테슬라는 FSD 기술과 관련해 여러 소송에 직면해 있다.
올해 1분기 미국에서 테슬라는 12만8100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6%, 2년 전과 비교하면 21% 감소한 수치다.
유럽 시장에서는 판매량이 월 기준으로 최대 81%까지 급감했다.
테슬라는 올해 여름 안에 자사의 차량 호출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거버 CEO는 테슬라가 웨이모 같은 경쟁 서비스와 맞서기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지난달 그는 6월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선보일 로보택시 서비스 일정을 믿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로보택시가 사람을 인식하지 못한다"며 "출퇴근 거리인 3마일(약 4.8km) 구간에서는 웨이모의 자율주행 차량이 훨씬 나은 성능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로보택시의 사업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차량 호출 자체가 어려운 비즈니스라는 것이다.
기존 차량 호출 네트워크들은 순이익률이 10% 정도 수준이다. 이는 테슬라 자동차 사업의 중반대 이익률보다 낮은 수치다.
그는 테슬라가 투자자들에게 한 모든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비즈니스인사이더에 "테슬라 주식 재매수 입장으로 관점을 바꾼 게 결코 아니다"라고 말했다.
"테슬라가 로보택시 사업을 현실화하거나 적어도 사람들이 그 가능성을 믿게 만들지 못한다면 테슬라에 극도로 어려운 시기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다.
거버 CEO는 올해 들어 테슬라 주가가 50% 하락할 것이라고 정확히 예측한 바 있다. 거버가와사키는 지난 2년간 20만4000주가 넘는 테슬라 주식을 매도했다.
거버 CEO는 최근의 테슬라 주가 반등에 대해서도 확신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테슬라 주가가 과대평가됐다고 한동안 생각해온데다 더 과대평가된다 해도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 "여전히 많은 테슬라 주식을 갖고 있어 더 팔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테슬라의 미래가 불확실하다고 본다.
그는 테슬라가 새로운 리더를 영입하거나 머스크 CEO가 실망한 고객들 사이에서 이미지를 회복하고 정치 참여로 훼손된 브랜드를 회복하는 방식이어야 변화가 찾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하기도 했다.
거버 CEO는 전에도 테슬라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몇 안 되는 방법 중 하나는 새로운 CEO 영입이라고 말한 바 있다.
머스크 CEO가 회장직으로 물러나고 새로운 CEO에게 일상 경영을 맡겨 브랜드 이미지 회복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는 지난 2월 인터뷰에서도 "머스크 CEO가 일상 운영에서 완전히 손 떼는 것이 가장 간단한 해결책"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정치색 없는 CEO가 맡아 브랜드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