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상아이' 창업자 부부 산웨이쥔과 저우룽룽
경제적으로 아직 덜 발달한 '하위 계층 도시' 중심으로 네트워크 구축

사진=후상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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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버블티 시장에서 또 억만장자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중국 버블티 체인 후상아이(滬上阿姨·Auntea Jenny)의 창업자 부부 산웨이쥔(單衛鈞·48)과 저우룽룽(周蓉蓉·48)이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부부는 후상아이의 홍콩 기업공개(IPO) 이후 순자산 17억달러(약 2조3770억원)를 기록하며 억만장자 반열에 올랐다.

체인명 후상아이에서 '후상'은 상하이를 이르는 다른 이름, '아이'는 아줌마라는 뜻이다. '상하이 아줌마'인 셈이다.

상하이에 본사를 둔 후상아이는 홍콩에서 공모가 113.12홍콩달러(약 2만340원)로 240만주를 발행해 7일(현지시간) 2억7300만홍콩달러나 조달했다.

후상아이 주가는 개장과 동시에 급등해 오전 거래에서 52.8% 상승한 172.80홍콩달러로 마감했다.

IPO 성공으로 산웨이쥔 부부는 억만장자가 됐다. 부부의 재산은 전적으로 후상아이 지분에서 나온 것이다.

신선 차 붐으로 억만장자가 된 중국 기업가들 반열에 합류한 이들도 차지(茶姬)와 미쉐(蜜雪) 같은 버블티 체인 창업자들과 함께 무섭게 성장 중이다.

사진=후상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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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지는 지난달 미국 나스닥 상장으로 창업자 장쥔제(張俊杰·30)를 자산 21억달러의 억만장자로 만들었다.

장 최고경영자(CEO)는 2017년 미얀마·라오스·베트남과 접경한 중국 남서부 윈난(雲南)성에서 차지를 출범시켰다.

홍콩의 영자 신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1993년 윈난성 성도 쿤밍(昆明)에서 태어난 장 CEO는 부모를 일찍 여읜 뒨 고아가 돼 7년간 노숙자로 살았다.

18세가 돼서야 겨우 읽고 쓰는 법을 배운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2010년 대만의 한 밀크티 체인점에서 일을 시작해 성실함으로 매장 책임자까지 승진했다.

소비자들이 고칼로리 버블티를 기피하고 건강에 신경쓰게 되면서 차지는 빠르게 성장했다.

장 CEO는 지난해 5월 한 포럼에서 "9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고대 차 제조법을 현대 기술로 되살리는 게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저가 버블티, 커피, 아이스크림 체인 미쉐의 창업자 장훙차오(張紅超)와 그의 동생이자 CEO인 장훙푸(張紅福)도 올해 초 홍콩 IPO 이후 80억달러의 자산을 모았다.

1990년대 후반 대학생이었던 장훙차오는 중국 중부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에서 차가운 음료 가게를 열었다. 그리고 10년 뒤 동생 장훙푸가 사업에 합류했다.

미쉐는 매장 수 기준으로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체인이다. 지난해 9월 현재 세계에 4만5000개가 넘는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스타벅스의 약 4만개와 맥도널드의 약 4만1000개 글로벌 매장 수를 뛰어넘는 규모다.

산웨이쥔과 저우룽룽 부부는 대중적인 음료로 부를 축적하기 전 건강식품 유통업체 암웨이(중국)에서 수석 영업 관리자로 일했다.

사진=후상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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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는 대만 여행 중 본 차 브랜드로부터 영감을 얻어 2013년 상하이에서 첫 후상아이 매장 개설에 나섰다.

매장에서는 찹쌀 차, 과일 차, 요거트 쉐이크, 간식 박스를 판매했다.

이후 후상아이는 중국 곳곳의 300여 개 도시에 9100곳 이상의 매장을 둬 중국에서 4번째로 큰 신선 차 체인으로 성장했다. 대다수 매장이 가맹점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 말레이시아에서는 30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올해 100개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뉴욕에도 첫 플래그십 매장을 열 예정이다. 호주, 한국, 유럽으로도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일반 음료 가격은 약 2달러다. 후상아이는 미쉐와 마찬가지로 성장속도가 빠르지만 경제적으로 아직 덜 발달한 이른바 '하위 계층 도시'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매장의 절반 정도가 이런 지역에 자리잡고 있다.

매장은 거의 길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쇼핑몰과 기차역 매장은 적다.

그러나 경쟁 심화로 어려움도 겪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33억위안(약 6370억원)으로 2% 감소했다. 순이익은 15% 감소한 3억2900만위안을 기록했다.

후상아이는 IPO로 확보한 자금을 디지털 시스템 개선, 공급망 강화, 재료 품질 개선, 매장 네트워크 확장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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