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비스트'(The Beast·야수)라는 별명으로 더 잘 알려진 탱크 같은 리무진
보안통신 시스템, 대통령의 혈액형과 일치하는 혈액 보관된 냉장고도 갖춰
"기술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발전한 방어 차량"
해외 방문시 군용 화물기가 대통령 전용 리무진 수송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탑승한 전용 차량 ‘더 비스트’가 지난 2월 1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데이토나비치에서 열린 카레이싱 대회 ‘데이토나500’ 트랙을 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나스카(NASCAR•전미스톡자동차경주협회) 시리즈 개막 행사에 참석해 연설했다. /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탑승한 전용 차량 ‘더 비스트’가 지난 2월 1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데이토나비치에서 열린 카레이싱 대회 ‘데이토나500’ 트랙을 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나스카(NASCAR•전미스톡자동차경주협회) 시리즈 개막 행사에 참석해 연설했다. / 사진=AP연합뉴스

미국의 대통령은 전용기 ‘에어포스원’이나 전용 헬기 ‘마린원’을 이용하지 않을 때 ‘더 비스트’(The Beast·야수)라는 별명으로 더 잘 알려진 전용 리무진을 타고 이동한다.

비스트는 무게 약 9t에 달한다. 여기에는 보안 및 통신 시스템이 탑재돼 있다. 최신 모델은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중 첫선을 보였다.

제작 비용은 150만달러(약 21억5000만원)로 추정된다.

20세기 대다수 미국 대통령은 링컨 리무진을 이용했다. 그러다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부터 캐딜락으로 전환했다.

현 대통령 전용 리무진은 2014년 미국 대통령의 경호를 책임지는 국토안보부 산하 비밀경호국의 의뢰로 제작돼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사용했다.

NBC방송의 과거 보도에 따르면 비스트는 ‘캐딜락 XT6’를 길게 늘린 형태로 보인다. 하지만 사실 제너럴모터스(GM)가 생산한 ‘쉐보레 코디악’ 트럭의 섀시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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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트는 방탄 및 폭발방지 기능을 갖추고 있다. 생화학 공격에도 견딜 수 있도록 완전히 밀폐돼 있다. 비스트에는 산소 공급장치도 마련돼 있다. 화생방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맨홀에 설치된 폭발물까지 상정해 차량 하부는 강화 철판으로 만들어졌다. 전조등이 파손될 경우 범퍼에 부착된 야간 투시 카메라를 이용해 달릴 수 있다.

타이어는 펑크가 나도 한동안 달릴 수 있도록 케블라라는 강력한 합성섬유로 만들어졌다.

비스트의 보안장치에 대한 세부 정보는 기밀 사항이다.

그러나 NBC 보도에 따르면 비스트에는 야간 투시 시스템, 최루탄 발사 기능, 침입자를 막기 위한 전기 충격식 도어 핸들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창 두께는 약 7.6cm, 차체 장갑 두께는 약 20cm로 제작됐다. 운전석 유리는 44구경 매그넘 총탄조차 뚫을 수 없는 탱크나 다름없다.

비스트에는 대통령의 혈액형과 일치하는 혈액이 보관된 냉장고 등 의료장비도 갖춰져 있다.

비스트의 보안 통신 시스템은 핵무기 발사 코드 전송이 가능하다.

사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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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인장은 차량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독수리가 올리브 가지와 13개 화살을 발톱으로 쥐고 있다. 13개 화살은 최초의 미국 13개 주를 상징한다.

그 위로 ‘에 플루리부스 우눔’(E pluribus unum)이라는 라틴어 문장이 새겨져 있다. ‘여럿으로 이뤄진 하나’라는 뜻이다. 인장은 비스트의 실내 및 승객 문 외부에 새겨져 있다.

비스트에는 최대 7명이 탑승할 수 있다. 실내에 물병 홀더와 고급 가죽 시트가 갖춰져 있다. 이전 대통령 전용차에는 접이식 책상도 포함된 적이 있다.

비스트는 대통령과 함께 이동한다. 대통령의 해외 방문시 미 공군의 C-17 같은 군용 화물기로 수송된다. 해외 방문시 비스트에는 미 국기와 방문국 국기가 함께 게양된다.

2021년 6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영국 방문 당시 비스트에 미 성조기와 함께 영국 국기 ‘유니언잭’이 게양됐다.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하면 비밀경호국은 비스트의 번호판을 교체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취임식 날 비밀경호국 요원들은 비스트를 반짝반짝하게 닦아냈다.

2025년 대통령 취임식에서 조 바이든과 트럼프는 함께 비스트를 타고 행사장으로 이동했다.
대통령 차량 행렬과 함께 이동하는 비스트는 대통령직의 강력한 상징으로 인식된다.

비밀경호국은 공식 웹사이트에서 "비스트의 보안 및 암호화 통신 시스템을 고려할 때 세계에서 기술적으로 가장 발전한 방어 차량"이라고 자평했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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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비밀경호국 요원들은 대통령 전용차 운전교육도 받는다.

대통령 전용차 운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경호운전’이다. 위급 상황이 닥쳤을 때 위험지대에서 탑승자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안전한 곳으로 최대한 신속하게 이동시키기 위함이다.

수천명에 이르는 비밀경호국 요원들은 닷새 동안 550m 트랙 주행 특수 교육을 받는다. 요원들은 반드시 이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

훈련에서 통과했다고 누구나 대통령 전용차를 운전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무게가 9t이나 나가는 장갑차 같은 대통령 전용차의 운전대를 잡기 위해서는 심화훈련이 더 필요하다.

비밀경호국 요원들은 대통령 전용차 호위 오토바이를 운전하기 위한 특수훈련도 받는다.

대통령 경호용 오토바이 무게는 400㎏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만한 무게를 바퀴 2개로 움직여야 하니 운전이 쉽지 않다.

요원들은 오토바이뿐 아니라 자전거, 산악용 4륜 오토바이, 골프장 이동 차량, 대통령 전용 버스 ‘그라운드포스원’(Ground Force One) 운전법도 배워야 한다.

특히 대통령의 해외 방문시 나라마다 도로 사정이 달라 요원들은 각기 다른 도로 형태를 익히는 훈련도 받게 된다.

대통령 취임식 같은 행사에 앞서 요원들은 가상훈련을 받기도 한다. 이런 행사에서는 차가 아주 천천히 움직이기 때문에 위험노출 수준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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