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위협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 '↑'
신한 레버리지 금 선물 ETN 1년 수익률 89% 
은행 골드뱅킹 계좌도 1년새 2만좌 이상 증가 
국내외 전문가들, 올해 온스당 3000弗 전망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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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근월물 금 선물 가격은 2875달러를 넘기며 역대 최고가 기록을 다시 썼고, 국내 시장에서 금 현물 가격도 1그램(g)당 15만원선에 육박한 상태다. 금 한돈(3.75g) 기준으로는 60만원선에 바짝 다가선 모습이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금 가격의 우상향은 앞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올해 가격은 온스당 3000달러 돌파를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금 현물가격은 전날보다 4.58%(6470원) 오른 14만78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날(8만7050원) 대비 69.81%(6만770원)가 오른 수치다. 

금 가격의 상승세는 미국에서 거래중인 금 선물 가격에서도 잘 드러난다. 4일(현지시간) COMEX에서 3월물 금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18.7달러(0.65%) 뛴 1온스당 2875.80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금 가격이 뛰면서 금에 투자하는 파생상품 수익률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한 레버리지 금 선물 상장지수채권'(ETN)의 1년 누적수익률(2월 4일 기준)은  88.19%로 가장 높았다. 이어 '한투 레버리지 금 선물 ETN'(88.16%), '메리츠 레버리지 금 선물 ETN(H)'(72.15%), 'N2 레버리지 금 선물 ETN(H)'(71.77%), 'KB 레버리지 금 선물 ETN(H)'(70.86%), '삼성 레버리지 금 선물 ETN(H)'(70.06%), '미래에셋 KRX금현물 Auto-KO-C 2810-01 ETN'(60.74%), '삼성 KRX 금현물 ETN'(60.16%), '한투 금 선물 ETN'(49.43%), '삼성 금 선물 ETN(H)'(35.36%), '신한 금 선물 ETN(H)'(34.93%) 순으로 집계됐다.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ACE KRX금현물'의 1년 누적 수익률은 61.81%며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은 60.68%, 이외에도 'KODEX 골드선물(H)'(31.81%), 'TIGER 골드선물(H)'(31.51%) 등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나타냈다. 

고객들이 금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도 계좌를 통해 금을 거래할 수 있는 골드뱅킹에도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국내 주요 은행(국민·신한·우리)의 골드뱅킹 계좌 수는 25만2300좌에서 27만5400좌로 2만3000좌 이상 늘었다. 

금 가격의 급등세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고관세 정책으로 인한 무역분쟁 때문이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17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트럼프 집권 이후 세계 불확실성이 심화될 경우 신흥국의 금 매입 움직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적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와 캐나다 수입품에 25%, 중국 수입품에는 10% 추가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글로벌 주가가 급락하고, 환율이 요동치는 등 시장에 충격을 준 바 있다. 특히 관세 부과를 1개월 연기한다고 밝히면서 한발 물러섰지만 여전히 유럽연합(EU)과 영국, 우리나라 등도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불안심리는 여전한 상태다. 

짐 와이코프(Jim Wyckoff) 키트코 메탈스(Kitco Metals) 수석 시장 분석가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행정부가 시장 불확실성을 야기하고 중앙은행이 달러화 보유를 분산하기 위해 금 매입을 늘릴 수 있다"며 "이를 고려하면 올해 금값은 3000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전규연 연구원은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금 가격 하단을 지지할 것"이라며 "올해 금 가격 상단은 온스당 3000달러 수준을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해외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지속과 ETF로의 자금 유입 등으로 2026년 2분기 금 가격 전망치를 온스당 3000달러를 제시한 바 있다. 

양성모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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