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김범석·허영인, 미국 고위 인사들과 교류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김범석 쿠팡 창업자 겸 의장, 허영인 SPC그룹 회장 등 국내 유통업계 수장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해 주목받고 있다. 이들의 참석은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한 새로운 이정표로 여겨지고 있으며 한미 경제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정용진 회장은 트럼프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의 초청으로 참석했으며 취임식 이후 열리는 '스타라이트 무도회'에도 초청받았다. 정 회장과 트럼프 주니어는 독실한 기독교라는 공통점으로 친분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은 이미 미국에서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이번 참석이 향후 미국 사업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2018년 설립한 이마트 미국 자회사 PK리테일홀딩스를 통해 현지 유통기업 굿푸드홀딩스를 인수하고, 유기농 슈퍼체인 '뉴시즌스마켓'도 인수하며 미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꾸준히 넓혀왔다.
김범석 의장 역시 트럼프 주니어 주도로 초청받아 비공개 리셉션 행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김 의장은 트럼프 2기 내각 유력 인사들을 만나 쿠팡의 아시아 사업 현황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마르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 지명자,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지명자,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지명자 등과 만나 쿠팡의 로켓배송 물류 인프라와 일자리 창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쿠팡은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기업으로 이번 트럼프 정권의 정책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한미동맹친선협회'의 추천으로 초청받았다. SPC그룹은 파리바게뜨를 통해 미국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현재 미국 전역에 약 2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 2일에는 텍사스주 벌리슨시에 1억6000만달러(2321억원) 규모의 대규모 제빵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는 미국과 캐나다를 넘어 중남미 시장까지 아우르는 생산거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 유통업계 수장들의 취임식 참석은 단순한 외교적 제스처를 넘어 실질적인 비즈니스 기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기조 속에서 한국 기업들의 미국 시장 진출이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산 제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적용한다는 계획을 밝힌 만큼 기업들의 직접 투자와 현지화 전략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또한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식품과 패션·뷰티 등 'K유통'이 인기를 끌고 있어 향후 미국 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은 크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마트의 가정간편식(HMR) 제품이 트레이더조, 코스트코, 크로거 등 현지 유통업체에 납품되고 있으며 파리바게뜨의 다양한 베이커리 제품들이 미국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 우선주의가 뚜렷해 기업들의 미국 직접투자 행보와 인적 네트워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이번 취임식 참석을 계기로 국내 유통기업들은 미국 정·재계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현지 사업 확대를 위한 다양한 논의를 진행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취임식을 전후로 미국 정·관·재계 유력 인사들과 활발히 교류했으며 김범석 쿠팡 의장도 쿠팡의 미국 사업 확대 가능성을 타진했다.
최연성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