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높은 수준 이르고 경제회복에 어려움 겪으면서 멈췄던 금 매입 다시 시작
골드만삭스 "중앙은행들의 수요 증가로 내년 2분기 금값 3000달러 이를 것"
오는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 공식 취임에 앞서 중국이 금을 대량 매입하고 있는 듯하다고 경제 전문 인터넷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가 최근 보도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지난해 12월 공식 발표에 따르면 중국이 두 달 연속 금 보유량을 늘려 추가 매입한 양이 33만온스(약 9.36t)다.
지난해 12월 현재 중국의 금 보유량은 7329만온스로 11월 7296만온스에서 더 늘었다.
중국의 금 보유량 증가는 6개월간의 공백 끝에 이뤄졌다. 이 기간 금값이 기록적인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약 280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하락했다.
현재 금 현물 가격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미 달러화 강세로 약 2650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다.
달러 강세는 으레 금값에 하방 압력을 가한다. 금값이 달러로 표시되기 때문이다.
인민은행의 금 보유량 증가는 세계 2위 경제 대국 중국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제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
중국은 현재 부동산 시장 위기, 디플레이션, 높은 청년 실업률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국의 위안화도 지난해 달러 대비 가치를 잃어 현재 16개월 최저치에 머물고 있다.
세계금위원회(WGC)의 레이 지아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12월 보고서에서 위안화 손실과 금리인하 가능성으로 올해 금 투자 수요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금 투자 수요의 주요 요인이었던 공식적인 금 매입이 재개된다면 금 투자 심리가 추가 활력을 얻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금 현물 가격이 약 30% 상승하며 급등세를 보였다. 이에 일부 투자자는 매수를 보류했다. 하지만 올해도 금 수요가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5일 공개한 노트에서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로 금값이 내년 2분기까지 온스당 3000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골드만삭스는 중앙은행들의 수요 증가가 금값 상승을 계속 주도할 것으로 본다. 이는 중앙은행들이 자산을 달러에서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금으로 다각화하려는 움직임 때문이다.
금은 오래 전부터 안전자산으로 검증된 바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인하 속도를 늦추겠다고 시사한 바 있다. 이에 지난해 12월 골드만삭스는 올해 말로 잡았던 금값 3000달러 도달 시점을 내년 2분기로 수정했다.
골드만삭스는 중앙은행의 수요와 함께 지정학적 불확실성 및 주식시장의 불안정성이 금값 상승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무역 관세 같은 요소나 지정학적 충격이 달러 강세를 유발할 때 달러 가치와 금값이 동반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투자은행 매쿼리그룹의 마커스 가비 원자재전략 책임자 역시 금값이 온스당 3000달러를 터치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지난 4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중국 투자자들의 금 매수가 재개되거나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 이후 정책 제안이 미 재정 전망을 실질적으로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 확산할 경우 금값은 빠르게 30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면서 "특히 금값이 지난해 10월의 최고치까지 넘어서면 체계적인 모멘텀 매수가 이를 더 부채질할 가능성이 높다"고 썼다.
트럼프 당선인은 모든 중국산 제품에 대해 6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것이 미국 내 인플레이션을 촉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