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성씨라고 수혜…단순 인적관계로 형성
주가 등락 '가늠 어려워'…투자 시 주의 필요

우원식 국회의장이 지난 1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가결을 선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원식 국회의장이 지난 1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가결을 선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탄핵 정국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우원식 국회의장 테마주들이 급등세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제치고 호감도 1위를 기록했다는 소식 때문이다. 하지만 테마에 편입된 이유를 살펴보면 점입가경이다. 같은 우씨라는 이유로 상한가를 기록하는가 하면 본사가 지역구에 있다는 이유로도 상승세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주도주가 실종된 현재 이슈에 따라 정치인 테마주들이 급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우원식 테마주인 뉴보텍이 상한가(29.99% 1426원)로 장을 마쳤다. 뉴보텍의 최대주주는 '에코'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우숙 씨로 우 의장과 같은 단양 우씨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한가를 기록했다. 우씨는 단양 우씨 '단본(單本)'이다. 우씨 성을 가진 모든 사람이 우 의장과 같은 동성동본이라는 얘기다. 우씨라는 이유로 수혜를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다. 

이날 13.24% 상승한 효성오앤비는 본사가 우 의장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구에 위치해 있다는 이유로 강세를 보였다. 

학연으로 테마에 편입된 기업도 있다. 뱅크웨어글로벌은 이날 15.17% 올랐다. 이경조 대표이사가 우 의장과 경동고 동문이라는 소식 때문이다. 엔브이에이치코리아는 이날 6.52% 올랐는데 김우승 고문이 우 의장과 경동고등학교 32회 동창이라는 소식에 매수세가 유입됐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모회사인 코오롱의 안병덕 대표이사도 경동고 동창이라는 소식에 7,92% 상승했다.

우 의장 관련주가 급등한 이유는 정계 요직 인물 신뢰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차기 대권 잠룡으로 부각돼서다. 

한국갤럽이 지난 10~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2명에게 최근 정계 요직 인물에 대한 개별 신뢰도를 물은 결과 우 의장을 '신뢰한다'는 응답이 56%로 집계돼 1위를 기록했다. '불신'은 26%에 그쳤다. 이는 대권 후보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신뢰 41%)보다 높다. 

빈대로 이재명 테마주인 오리엔트정공과 이스타코, 일성건설은 각각 12.69%, 7.62%, 5.97% 하락했다. 오리엔트정공은 이 대표가 소년공 시절 재직했다는 이유로 테마에 편입됐고, 이스타코와 일성건설은 이 대표가 공약으로 내놨던 장기공공주택 정책 수혜가 기대돼 이 테마에 편입된 바 있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초 보도자료를 통해 "정치테마주는 기업의 실적과 무관하게 주가 이상 급등이 발생한다"며 "정치인의 학연·지연 등 단순 인적 관계에 기반하거나 합리적인 근거 없이 테마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아 투자위험성이 높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어 "과거사례로 볼 때 정치테마주는 정치적이슈에 따라 선거일 전후에도 급등락을 반복하다가 결국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주가 하락시기 변동폭 등의 주가 흐름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양성모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