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 연속 금리인하… 국내경제  하방압력 ↑
내수부진, 미-중 무역분쟁 등 리스크 확대
경기 살리기 위한 선제적 대응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2회 연속 인하했다. 국내 경제가 침체국면에 접어들면서 '경제부터 살리자'는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것으로 평가된다. 내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리스크는 국내 경제에 직격탄을 날릴 수 있어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이 전망되면서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한은의 금리 인하는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봤다. 현재 전문가들이 내놓은 내년 최종금리 전망은 2.5%~2.25%가 다수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미-중 무역분쟁 확전'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 될 경우 기준금리는 2.0%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은 기준금리 인하 속도 붙을 것 

28일 한은 금통위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연 3.25%인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연 3.0%로 결정했다. 한은은 2021년 8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기준금리를 3.50%까지 인상하며 긴축 행보를 이어왔다. 이후 꾸준히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긴축 행보를 이어온 바 있다. 금리 이낳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 우려가 가장 컸다. 하지만 물가상승률이 안정된 반면, 국내 경제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지난 10월 3년 2개월 만에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한은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9%로 하향 조정했다. 2026년 전망치는 1.8%를 제시했다. 이번 금리 인하와 관련해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2년 연속 잠재성장률 2%대를 하회하는 성장세로 판단했기에 연속적 금리 인하 스탠스로 변화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와 관련해 "환율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물가는 안정됐고, 가계부채도 둔화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하지만 성장은 하방 압력이 증대하고 있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했고, 이는 성장의 하방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이 총재는 "성장은 당초 예상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수는 완만히 회복되고 있지만 수출 경쟁 심화 구조적 문제, 트럼프 당선 후 교역환경 불확실성이 커진 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출 예상폭이 상당히 낮아질 것"이라면서 "달러화 강세로 환율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며 외환시장 물가 영향도 유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은은 11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통방문)에서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결정해나간다는 문구에 '신중히'라는 단어를 뺐다. 즉 기준금리 인하에 더욱 속도가 붙을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지난 10월 금통위가 '매파적 인하' 결정이었다면 이번 11월 금통위는 '매우 비둘기파적 인하'라고 볼 수 있다"며 "한은은 내년 상반기까지 기준금리 인하에 속도를 낼 수 있음을 뜻하며 상황에 따라 중립금리 이하까지도 완화 강도를 높여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기준금리 내년 2.0%까지 내려갈 수도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내년 경제상황이 녹록지 않은 만큼 내년 최종 기준금리를 2.5%에서 2.25%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강력한 관세정책 등을 천명한 만큼,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될 경우 2.0%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IM증권은 내년 최종 정책금리는 2.25%가 될 것으로 봤다. 다만 경기회복 둔화가 이어지고 대내외 상황이 악화일로를 걸을 경우 2.0%까지 인하될 것으로 봤다. 김명실 연구원은 "한은의 차기 금리인하 경로에 대해 내년 1분기 추가 0.25%포인트 금리인하 시행 이후 2분기 0.50%포인트 인하가 단계적으로 진행되며 내년 최종 기준금리는 2.25%를 예상한다"며 "하반기 경기회복 속도가 미진할 경우 물가 등 대내외 상황에 따라 기준금리 수준이 2.00%까지 인하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교보증권도 내년 최종 기준금리 전망치에 대해 상황에 따라 2.5% 이하 수준이 될 수 있다고 봤다. 2.25%가 될지 2.0%가 될지 모른다는 얘기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종 기준금리 수준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이 필요하지만, 당장 연간전망을 통해 예상한 내년말 기준금리는 당초 예상인 2.50% 수준보다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통화정책 결정의 무게 중심이 경기 리스크 대응으로 이동한 것이 분명해진 상황에서 한은이 굳이 최종 금리 레벨을 중립금리 수준 이상으로 설정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내년 기준금리는 최종 2.25%가 될 것으로 봤다. 그는 "1분기 중 (기준금리의)추가 인하가 불가피하겠으며, 이후 금리 인하 속도는 조절될 것"이라며 "중립금리 중간값인 2.50%는 늦어도 내년 3분기에 도달할 것으로 보이며 하단인 2.25% 이하로는 불확실성이 크지만 점차 반영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통화당국의 입장은 ‘환율보다 경기가 우선, 사전적 대응 필요’로 정리가 가능하다"면서 "내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공산이 크다고 판단되며, 내년 말 기준금리 전망치도 기존 2.75%에서 2.50%으로 수정한다"고 설명했다. 

양성모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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