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I, 전월 대비 0.1%포인트 감소…인플레 완화로 금리인하 가능성 높아져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지표가 6개월만에 처음으로 둔화하면서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관계자들에게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했다.
미 노동부는 15일(현지시간)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동월 대비 3.4%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 대비 0.1%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올해 들어 처음 상승세가 완화했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2021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의 상승세다.
이로써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할 수 있다는 우려는 상당히 누그러지게 됐다.
이날 발표된 CPI는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다.
WSJ는 "연준의 물가 잡기로 미 경제가 서서히 둔화하고 있다는 긍정적 시그널이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은 경제 전반의 수요 약화로 물가 압력 억제에 나서고 있다. 이날 발표된 또 다른 지표인 4월 소매판매는 인플레이션과 고금리의 영향으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상무부는 미국의 4월 소매판매가 7052억달러로 전월과 변동이 없었다고 발표했다. 시장은 전월 대비 0.4%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이는 높은 차입비용과 증가하는 부채가 소비자들에게 신중함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3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종전의 0.7%에서 0.6%로 하향 조정됐다.
이들 수치는 연준에 인플레이션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희망을 불어넣을 수 있다.
하지만 연준 관계자들은 금리인하에 돌입하는 데 필요한 추가적인 지표를 더 확인하고자 할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4일 "인내심으로 제약적 정책이 제기능을 발휘하도록 내버려 둘 필요가 있다"고 발언했다. 일부 연준 관계자는 올해 금리인하를 전혀 기대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증권사 찰스슈왑의 캐시 존스 수석 채권 전략가는 "이번 지표가 연말 금리인하 가능성의 문을 열어주고 있다"며 "연준이 행동에 나서려면 인플레이션이 낮아지고 있다는 추가 지표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US뱅크자산운용의 롭 하워스 수석 투자 전략가는 "시장이 9월부터 연준의 금리인하가 시작될 확률을 높이고 있다"며 "올해 2차례 정도 금리인하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날 국채금리가 하락하고 달러화 가치는 약세를 보였다. 트레이더들은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약 60%로 높였다.
이날 CPI 둔화에 급등세로 출발한 뉴욕 주식시장의 3대 지수 모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준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안도감을 드러낸 것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49.89포인트(0.88%) 오른 3만9908.00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61.47포인트(1.17%) 오른 5308.15를, 나스닥지수는 231.21포인트(1.40%) 오른 1만6742.39를 나타냈다.
유가는 반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보다 0.61달러(0.78%) 오른 배럴당 78.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